배구여제에게 또 다시 우승 트로피가 허락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한국도로공사와의 5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 2-3으로 패했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시리즈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코앞에 뒀지만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통합우승이 좌절됐다. 2008-2009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을 노렸던 김연경은 쌍둥이 파문에 신음했던 2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30점(공격성공률 45.45%) 투혼은 기적의 업셋 희생양이 되며 빛을 보지 못했다.
김연경은 경기 후 "너무 아쉽다. 5차전까지 하면서 많은 기회가 왔었고 그 기회를 놓쳤던 게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다. 아쉽게 생각한다. 오늘도 기회가 3세트 때도 먼저 리드를 하고 있다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 5세트도 13-15 준우승으로 마쳤다. 많이 아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오늘도 봐서 아시겠지만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셨고 그분들이 내가 더 뛰길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걸 생각 안 할 수 없다. 가족들, 기자분들 포함해 많은 분들이 원하신다. 잘 생각해서 결정을 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FA라서 원소속 흥국생명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챔피언결정전 끝나고 3일 뒤부터 협상으로 알고 있다. 그 때 흥국생명과 잘 결정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거취와 관련한 고민이 깊어졌다. 김연경은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민이 된다. 많은 분들이 원하시기 때문에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모든 걸 하기가 그렇다.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다"라고 밝혔다.
우승을 했다면 결정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김연경은 “모르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김연경은 지난 5경기를 돌아보며 “나뿐만 아니라 김해란 언니도 있었기 때문에 언니가 많이 도와준 것도 있었다. 해란 언니 챔프전 활약이 너무 좋아서 서로 도와가면서 했다. 결과적으로 아쉽게 됐다. 아쉽다는 말밖에 못할 것 같다. 항상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갖고 있다. 대표팀도 지금도 그렇다. 지금도 주공격수 역할을 하고 있어서 포커스가 나한테 많이 온다. 항상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에서 마침내 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은 “6번째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그 6번째 시즌을 마무리하는 과정이 엄청 길었다. 해외에서도 뛰다 보니 만으로 35살이 됐는데 FA가 됐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무슨 감정이 드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경기 졌기 때문에 무덤덤하다"라고 했다.
흥국생명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올 시즌 고생 많이 했다. 실력에서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준우승을 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앞으로 이 경험을 통해서 한국 배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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