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기적의 업셋을 이뤄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정규리그 3위의 반란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서 현대건설을 물리친 한국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올랐다. 1, 2차전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3차전부터 기적의 3연승 업셋을 이뤄내며 2017-2018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 2차전을 연달아 패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건 역대 최초 사례다.
반면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시리즈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코앞에 뒀지만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통합우승이 좌절됐다. 2008-2009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을 노렸던 김연경은 쌍둥이 파문에 신음했던 2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홈팀 흥국생명은 김미연, 이주아, 이원정, 김연경, 김나희, 옐레나에 리베로 김해란이 선발 출전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정대영, 문정원, 박정아, 배유나, 이윤정, 캣벨에 리베로 임명옥으로 맞섰다.
1세트부터 접전이었다. 8-4로 첫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선점한 흥국생명이 9-5에서 9-9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주아와 이원정의 연속 블로킹, 그리고 이주아 서브 에이스를 다시 달아났다. 20-16에서 다시 20-20 동점을 허용한 가운데 베테랑 김나희가 블로킹으로 상대 흐름을 끊었고, 옐레나가 서브 에이스를 비롯해 종횡무진 활약하며 듀스 없이 25-23 승리를 완성했다. 옐레나는 1세트에만 공격성공률 57.89%와 함께 12점을 책임졌다.
한국도로공사가 반격에 나섰다. 2세트 12-12에서 배유나와 캣벨 듀오의 활약을 앞세워 18-13까지 격차를 벌렸다. 20-16에서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며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박정아, 배유나를 앞세워 다시 달아났고, 23-23에서 박정아가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배유나가 김미연의 공격을 차단, 세트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3세트는 한국도로공사의 역전승이었다. 세트 초반부터 줄곧 흥국생명의 기세에 밀렸던 한국도로공사. 그러나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기적은 19-23에서 쓰였다. 배유나의 득점을 시작으로 상대가 2연속 공격 범실로 자멸했고, 곧바로 캣벨이 23-23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도로공사의 기세는 계속됐다. 다시 상대 범실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뒤 캣벨이 강력한 스파이크로 역전극을 완성 지었다.
흥국생명이 4세트 다시 힘을 냈다. 한국도로공사의 기세에 줄곧 밀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위기의 순간 정규리그 1위의 품격이 나왔다. 21-21에서 김연경이 리드를 가져온 가운데 왼손잡이 박현주가 득점에 가세했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들어온 옐레나가 5세트 승부를 알렸다.
최종 승자는 정규리그 3위 한국도로공사였다. 5세트 시작과 함께 박정아의 서브 에이스가 터졌다. 이어 배유나, 박정아가 결정적 순간 블로킹으로 상대 기세를 꺾었고, 다시 '클러치 박' 박정아가 연속 득점으로 9-6을 만들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김연경의 거센 추격 속에서 캣벨과 배유나의 노련한 공격으로 격차를 유지시켰다. 비디오판독으로 챔피언십 포인트에 도달한 한국도로공사는 박정아의 공격으로 미라클 우승에 도달했다.
/backligh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