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도 한국축구 비판 “축구계 최고 중죄에 바보 같은 사면극이라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04.04 18: 15

승부조작 범죄에 면죄부를 준 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이 일본 언론에게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100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전 선수 48명도 포함됐다. 우루과이전을 앞둔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이뤄진 발표였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달성 후 인기를 얻고 있는 축구에 재를 뿌린 행동이었다. 엄청난 후폭풍이 거셌다. 결국 축구협회는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고 사면 조치를 없던 일로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년여 전부터 그들이 충분히 반성을 했고, 죄값을 어느 정도는 치렀으니 이제는 관용을 베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일선 축구인들의 건의를 계속 받았다. 중징계를 통해 축구 종사자 모두에게 울린 경종의 효과도 상당히 거두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축구협회 이사진인 이영표 부회장, 이동국 부회장,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은 3일 늦은 밤 일제히 축구협회 임원진에서 사퇴했다. 아울러 4일 축구협회 이사진이 전원사퇴를 결정했다.
일본언론도 강한 어조로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한국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는 자축의 의미로 대한축구협회가 승부조작 등 범죄를 저지른 100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팬들과 언론에서 ‘장난치지 마라’며 들고 일어났다. 그러자 대한축구협회는 3일 만에 사면 결정을 철회했다”며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이어 이 매체는 “사면극이 불과 3일만에 철회되는 바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스포츠계에서는 종종 이러한 인사가 실행된다. 축구계 최고중죄인 승부조작의 사면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의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그것을 경시한 대한축구협회는 어리석은 역풍에 노출돼 있다”고 꼬집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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