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저력이 100% 확률도 뒤집을까.
도로공사는 지난 2일 김천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5전3선승제)에서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으로 흥국생명을 꺾었다.
1세트를 내줄 때만 하더라도 3연패로 끝날 것 같았는데 2세트 후반 교체 투입된 신인 이예은의 절묘한 서브로 흐름을 바꿔 역전승했다. 1~2차전 2연패 이후 첫 승으로 반격에 나섰다.
여전히 확률은 흥국생명으로 기운다. 지금까지 V리그 남녀부 통틀어 5전3선승제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100%. 여자부에서 5번, 남자부에서 8번으로 총 13번이나 1~2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했다. 지난 3일 천안에서 끝난 남자부 챔프전도 대한항공이 1~2차전 승리 기세를 이어가 3차전도 현대캐피탈을 꺾고 3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1~2차전을 패한 팀이 챔프전을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간 사례도 없었다. 여자부는 2012~2013시즌 GS칼텍스, 남자부는 2011~2012시즌 대한항공,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이 1~2차전 패배 후 3차전 승리로 반격했으나 4차전 패배로 끝났다.
챔프전 역사를 돌아보면 도로공사가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도로공사 특유의 끈끈한 수비와 조직력, 베테랑 선수들의 관록이라면 ‘혹시’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도로공사 주포 박정아는 3차전 승리 후 공식 인터뷰에서 “확률에는 신경 안 쓴다. 여기 있는 기자 분들도 우리가 챔프전에 올 거라고 생각 안 하시지 않았나. 사실 저도 시즌 전이나 초반 생각 안 했다”며 웃은 뒤 “확률은 예상일 뿐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시즌 전만 해도 현대건설, 흥국생명, GS칼텍스가 3강으로 평가됐고, 도로공사는 우승 후보와 거리가 멀었다.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의 부진으로 봄배구도 안심할 수 없었지만 대체로 들어온 캣벨 효과로 반등에 성공했다. 뒷심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현대건설을 2연승으로 업셋하며 챔프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챔프전도 3연패로 끝날 분위기에서 살아났다. 3차전 승리 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우리 모습을 봤다. 뒤에서 리시브, 수비부터 세터(이윤정), 박정아-캣벨의 공격, 배유나-정대영의 블로킹까지 각자 제 역할을 했다. 그런 부분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면 어느 팀과 해도 쉽게 지지 않는다. 분위기를 반전했다”며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뛸 수 있게 조절을 잘해야 한다. 4차전 준비 잘해서 인천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챔프전 4차전은 4일 오후 7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