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60) AS 로마 감독이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던 인종차별 노래를 멈추게 해 화제가 됐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AS 로마는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 A 28라운드 삼프도리아와 홈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양팀의 승부는 후반 7분 AS 로마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삼프도리아 제이손 무리요가 로마 공격수 태미 에이브러햄의 발을 걸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 판정에 데얀 스탄코비치(45) 삼프도리아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했고 로마 홈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세르비아 출신의 스탄코비치 감독은 현역 시절 라치오(1998~2004년)와 인터 밀란(2004~2013년)에서 활약한 경력을 지닌 만큼 로마 팬들에겐 여전히 반감의 대상이다.
일부 로마 팬들은 이런 스탄코비치 감독을 향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노래는 스탄코비치의 출신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내용이었다.
그러자 무리뉴 감독이 걸어나왔다. 무리뉴 감독은 심각한 표정으로 노래가 흘러나오는 관중석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그만 멈추라'는 신호였다.
이 노래는 순간 잦아들었다. 관중들이 무리뉴 감독의 손짓에 노래를 멈춘 것이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로마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화제가 된 장면에 대해 "나는 훌륭한 사람과 훌륭한 친구를 위해 그렇게 했다. 그는 아이들과 가족이 있다"면서 "우리 팬들은 대단하지만 내 친구들은 감동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무리뉴 감독과 스탄코비치 감독은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무리뉴 감독이 인터 밀란을 지휘하던 시절 트레블을 달성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이것이 무리뉴의 클래스다. 인종차별은 축구장 어디에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의 얼굴에서 혐오감을 볼 수 있었다", "무리뉴 감독이 슬퍼보였지만 잘했다. 그는 남자다" 등 무리뉴 감독을 칭찬하는 글을 소개했다.
로마는 수적 우세를 발판 삼아 후반 12분 바이날둠의 선제골을 떠뜨리며 앞섰다. 이어 파울로 디발라, 스테판 엘 샤라위가 잇따라 추가골을 넣어 승리할 수 있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