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값만 있는게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으로 실력을 유지하고 키워,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프로게임단 A팀 감독)
"정말 대단하다. 예전에도 부담스럽고 두려운 상대였는데, 노련미까지 더해지면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프로게임단 B팀 단장)
하나 같이 칭찬일색이다. 데뷔 11년차, 10주년을 눈 앞에 두고 있음에도 LOL 황제 '페이커' 이상혁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듯 하다. 과거 자신을 위주로 캐리롤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베테랑의 노하우가 더해져 '1황' T1의 든든한 대들보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6일 SK텔레콤 K 소속으로 LCK 데뷔전을 치른 이상혁은 그야말로 리빙 레전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함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전혀 뒤처지 않고 있다. LCK 최다 출전(830전) 및 최다승(562승), 최다 킬(2833킬), 최다 어시스트(4429 어시트스)까지 지난 1일 젠지와 2023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 경기까지 총 830경기에 나서며 LCK 역사의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T1은 지난 1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3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 젠지와 경기서 3-1로 승리하면서 최종 결승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T1은 지난 2021 LCK 서머 결승 진출 이후 4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아울러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도 LCK 대표로 출전을 확정했다.
젠지전 승리 이후 OSEN과 만난 이상혁은 "결승은 당연한 목표였다. 이번 스프링 시즌 우승을 목표로 진행해왔다. 정규시즌 1위도 했고, 결승도 올라갔지만 우승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 기쁘지만, 다른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다"며 옅은 미소로 결승 진출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이상혁은 "4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 처음이라는 사실 조금 놀랍기는 하지만 앞서 이야기 드린 것 처럼 중요한 것은 우승을 해야 한다. 작년에 준우승을 좀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자 이상혁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쵸비 선수와 맞대결서 1, 2세트에서는 실수도 몇 번 나왔다.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고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로 아쉬워하면서도 "팀적으로는 중후반 집중력도 좋았고, 준비한대로 잘 플레이가 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2022년 국제 대회 성적이 좋았던 LCK는 MSI 출전권 2장을 배정받았고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치르지 않고 브래킷 스테이지에 직행하는 특권도 얻었다. LCK 스프링 최종 결승전에 선착한 T1은 결과와 상관 없이 MSI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지난 2015년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이후 8년만의 런던행에 이상혁 역시 잠시나마 들뜬 모습이었다.
MSI 진출 소감을 묻자 "MSI 우승을 못한지 정말 오래됐다. 작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우승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겠다. 작년 대회에서 배운 점들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번 경험으로 체득하고 배운 점들을 활용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MSI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팬 분들께 보여드린다면 큰 재미와 기쁨을 드릴 것 같아 더 기대되기도 한다"고 환한 웃음과 함께 런던에서 열리는 MSI 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상혁은 "사실 아무래도 시즌 중이라 경기와 연습 일정해 몰두하고 있어 데뷔 10주년이 그렇게 실감나지 않았지만 팬 분들의 축하인사에 점점 실감하고 있다. 시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지만, 10년이라는 시간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팬 분들의 사랑을 계속 받고 있다는 점에 정말 감사드린다. 만약 이번에 우승한다면 점프 게임에서 새로운 맵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팬들의 성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스프링 시즌 우승 공약까지 약속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