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을 잊은 협회에 미래는 없다"...강원 팬들, 'KFA 사면 시도' 작심 비판[오!쎈 현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4.02 17: 57

"조작을 잊은 협회에 미래는 없다." 
강원FC 팬들이 축구인 100인 사면을 시도한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강원FC는 2일 오후 4시 30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승리가 없다. 수원은 1무 3패(승점 1)로 최하위까지 처져 있고, 강원 역시 2무 2패(승점 2)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도 첫 승리가 가장 중요한 상황.
그럼에도 강원 팬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KFA를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먼 원정길을 온 강원 응원단은 휘슬이 불리자마자 큰 목소리로 "정신 차려! 협회!"를 연호했다. 
협회를 비판하는 문구를 담은 걸개도 등장했다. 강원 팬들은 '조작을 잊은 협회에 미래는 없다'라며 작심 비판을 내놨다. 또한 '사면대상 100인 명단공개'라는 문구로 후속 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징계 사면권 재심의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지난 28일 대한축구협회(KFA)에서 발표한 징계 중인 축구 100인에 대한 ‘기습 사면 조치’에 대해 거센 비난이 쏟아지면서 재심의를 결정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03.31 /ksl0919@osen.co.kr
KFA는 지난 28일 오후 7시 '축구인 100명 사면 단행'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면 대상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으로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었다.
당연히 팬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KFA는 지난달 31일 뒤늦게 임시 이사회를 열어 결정을 철회했다. 정몽규 KFA 회장은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라며 고개 숙였지만, 재발 대응과 배경 설명 등 별다른 후속 대처는 일절 내놓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 말대로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은 사과문 한 장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KFA가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면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누가 이번 사면을 주도했으며, 그 수혜자는 누구였는지, 대체 왜 밀실에서 날치기로 결정했는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나오지 않는다면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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