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 없는 이들은 나가라' 분노한 수원 서포터즈, 응원까지 보이콧[오!쎈 현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4.02 17: 20

수원 삼성 팬들이 응원을 포기했다. 고요한 빅버드에는 응원 깃발이 아닌 프런트를 비판하는 걸개만이 휘날리고 있다.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4시 30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승리가 없다. 수원은 1무 3패(승점 1)로 최하위까지 처져 있고, 강원 역시 2무 2패(승점 2)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원 팬들은 이미 분노할 대로 분노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겪고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만큼, 쌓여온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수단 버스도 두 번이나 막혔다. 수원 팬들은 수원FC와 라이벌 경기에서 1-2로 패하자 '버스 막기'를 단행하며 거세게 항의했고, 다음 경기 홈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3으로 패하자 이병근 감독 사퇴를 요구하며 다시 한번 버스를 막아 세웠다. 군데군데에서 욕설과 고성도 터져 나왔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수원 팬들이 대전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대전전 경기 막판 변준수에게 결승골을 내주자 아예 응원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상대 응원가를 연호했다. 김민덕에게 쐐기골을 내줄 때는 박수와 환호성까지 나왔다.
강원전에서도 수원 팬들의 항의는 이어졌다. 경기를 앞두고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응원 보이콧을 발표하며 걸개 역시 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06년, 2018년 이후 세 번째 응원 보이콧이다.
응원 걸개가 사라진 자리에는 구단 프런트를 성토하는 걸개들이 등장했다. '프런트 연봉은 업계 상위 구단 운영은 최하위',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 '몇 년째 선수단 뒤에 숨는 프런트' 등 이병근 감독보다는 프런트 비판에 초점을 맞춘 문구였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수원 팬들이지만, 이날만큼은 단체 응원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따금 나오는 선수들을 향한 박수를 제외하면 적막을 지키는 중이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빅버드에는 강원 팬들의 응원 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다. 
한편 수원은 전반전이 끝난 현재 1-0으로 앞서 있다. 전반 추가시간 바사니가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K리그 무대 데뷔골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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