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화려한 부활이었다. 날카롭게 상대의 폐부를 파고드는 그의 경기력은 여전히 손 맛이 있었다. 괜히 현역 시절 ‘높이의 박성균’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니었다.
김택용과 조일장, 두명의 쟁쟁한 선수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쥔 박성균은 지난 2019 ASL 시즌7 이후 8시즌, 시간으로는 4년만의 8강 진출을 흡족해했다.
박성균은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ASL 시즌15’ 16강 D조 경기서 김택용, 조일장을 연달아 제압하고 조 1위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조일장과 승자전은 1세트를 1분 42초만에 쿨GG를 친 상황에서 2, 3세트를 스윕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OSEN과 만난 박성균은 “이 정도로 오래된줄 몰랐다. 8강에 온지 1500일이나 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복귀 이후 처음 8강이라 기분 좋다”고 활짝 웃으면서 “사실 내가 속했던 D조 강한 조였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생각은 했지만, 하루 전에 경기를 했던 C조 보다는 ‘그래도 할만 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상과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때는 난이도는 중상 정도 아니였을까 싶다. 물론 쉬웠다는 말은 아니다. 16강에 올라올 때도 그랬지만, 연습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자신감이 있지는 않았다”고 조 편성에 대한 부딤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 이후 나선 두 번째 대회. 지난 ASL 시즌 14에서는 예선서 탈락의 쓴 잔을 마셨던 그는 “지난 대회 때 보니 예선을 온라인으로 하더라. 원래 예선은 오프라인에서 열렸기에 정말 기분이 묘했다. 불편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탈락한 거는 내 실력이 부족해서였다(웃음)”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덧붙여 박성균은 “지난 대회 예선 탈락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군 복무 이전에는 사실 큰 욕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 대회 결과를 받고 나서 오기도 생기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연습량도 늘어났다. 다른 사람 플레이를 찾아보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빠져들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연습 때 잘 풀리지 않아 속상했지만, 결과가 좋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박성균은 “정말 많은 팬 분들이 응원을 받았다. 16강에 올라오니까 축하를 너무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8강 진출로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기분 좋다”면서 “ASL에서 8강 이상 가본 기억이 없다. 이번에는 8강이라는 벽을 뚫고 더 높은 곳으로 가보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