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은 끝났지만,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다. 고양 캐롯이 쏘아올린 결코 작지 않은 공이 그 결말을 기다리고 있다.
29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2위 싸움에서는 창원 LG가 웃었다. SK는 6라운드 전승을 달리고도 맞대결 골득실에서 밀리며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봄 농구' 플레이오프(PO) 뿐이다. 6위 전주 KCC와 3위 서울 SK가, 그리고 5위 캐롯과 4위 울산 현대모비스가 4강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우승팀 안양 KGC와 준우승팀 LG는 4강 PO에서 이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아직도 변수가 남아있다. 과연 캐롯이 가입비 잔여분 10억 원을 제때 납부할 수 있느냐다. 이미 KBL 이사회는 캐롯이 31일 남은 가입금을 내지 못할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캐롯이 이를 완납하지 못한다면, 최초로 5위 팀이 PO에 나서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 캐롯 선수들로서는 열심히 뛰어서 자격을 얻어내고도 마음을 졸여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다.
캐롯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머리 아프기는 매한가지다. 정상적이라면 대진표가 확정된 만큼 SK와 현대모비스, KCC 모두 평소처럼 상대 팀 맞춤 훈련에 돌입해야 한다. 원정 경기로 일정을 시작하는 팀은 숙소와 교통편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
이번만큼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캐롯 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는가에 따라 갑자기 상대 팀이 바뀔 수도 있다. 물론 일단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PO 경기를 준비하겠지만,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찝찝함을 완전히 떨쳐낼 순 없다.
7위 원주 DB 역시 비슷한 처지다. 여느 때라면 한 시즌을 돌아보면서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서야겠지만, 혹시나 하는 변수가 있기에 아예 공을 놓기도 애매하다. 김주성 DB 감독 대행도 SK전을 앞두고 "캐롯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만약 우리가 6강에 간다면 SK와 싸울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에게도 이런 동기부여가 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본격적인 봄 농구는 내달 2일부터 시작된다. 31일 미디어데이로 시동을 건 뒤 4월 2일에는 현대모비스(4위)-캐롯(5위)이, 다음 날 3일에는 SK(3위)-KCC(6위)가 첫 맞대결을 펼친다. 만약 캐롯이 남은 가입비를 내지 못할 시에는 DB가 6위 자격을 얻으면서 현대모비스-이지스, SK-DB가 맞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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