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휴식→코트 지배’ 배구여제 활짝, 쌍둥이+부상에 신음했던 2년 전과 달랐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30 06: 00

김연경(35·흥국생명)이 돌아온 국내 무대 챔피언결정전에서 배구여제다운 기량을 뽐내며 마침내 승리를 맛봤다. 
김연경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쌍둥이의 학교폭력 파문으로 쑥대밭이 된 흥국생명을 이끌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무리 김연경이라도 주전 세터(이다영)와 아웃사이드 히터(이재영)의 공백을 메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선수마저 기존 루시아가 부상을 당하며 급하게 브루나로 바뀌었고, 김연경 또한 플레이오프를 치르던 도중 엄지손가락에 부상을 입었다. 
2021년 3월 26일 서울 장충체육관. 김연경은 GS칼텍스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공격성공률 59.09%와 함께 팀 최다인 13득점하며 고군분투했지만 급하게 주전 세터를 맡게 된 김다솔의 경험 부족과 다른 공격수들의 부진 속 0-3 완패를 당했다. 흥국생명은 그해 결국 시리즈 3패를 당하며 GS칼텍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이 통합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한국도로공사와의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3위 한국도로공사에 1차전을 따내며 챔프전 우승 확률 56.25%(총 16번 중 9번)를 가져왔다.4세트 막판 흥국생명 김연경과 선수들이 득점이 기뻐하고 있다. 2023.03.29 / dreamer@osen.co.kr

지난 시즌 중국 상하이 생활을 거쳐 2022-2023시즌 다시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 이번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는 달랐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낸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우승 확률 56.25%(총 16번 중 9번)를 가져왔다. 김연경은 외국인선수 옐레나(3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6점(공격성공률 45.10%)을 올리며 기선제압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지난 15일 정규리그 6라운드 IBK기업은행전을 치른 뒤 포스트시즌 대비 차 최종전이었던 19일 현대건설전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이날 2주 만에 나선 실전이 어색했는지 2세트까지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3세트부터 본래의 기량을 되찾으며 3, 4세트에만 19점을 몰아치는 화력을 뽐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2주를 쉬어서 리듬을 되찾기 힘들었을 텐데 26점을 올렸다. 오늘처럼만 해주면 될 것 같다”라고 에이스의 활약을 칭찬했다. 
1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3.03.29 / dreamer@osen.co.kr
김연경은 경기 후 “오늘 경기가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다. 초반에 잘 안 되다가 2-0에서 3세트를 내줬는데 다행히 마무리가 잘 됐다”라며 “상대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좋은 분위기로 챔프전에 올라와서 초반 기세가 좋을 거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상대가 초반에 잘했다. 우리 흐름이 안 풀렸는데 하다보니까 3, 4세트 풀리면서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평소 여유가 넘치는 김연경은 이날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코트에서도 웃음기를 쫙 뺀 상태에서 줄곧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김연경은 “챔프전은 한 경기로 모든 게 끝날 수 있다. 나 자신도 여유가 없었다. 이런 경기에서 여유를 갖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며 “챔피언 타이틀이 걸려있고, 1차전 또한 굉장히 중요했다. 이기려고 하다보니까 그런 모습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통합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두게 된 흥국생명. 김연경은 “1차전을 이겨서 우승까지 50% 정도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홈구장에 많은 팬들이 오시니까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제 또 바로 경기가 이어진다. 분위기를 계속 잘 잡아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통합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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