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도 긴장이라는 걸 한다. V리그 챔피언결정전의 중압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한국도로공사와의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김연경이었다. 옐레나(32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6점(공격성공률 45.10%)을 책임지며 1차전 기선제압을 이끌었다. 2세트까지 경기 감각 저하로 7점에 그쳤지만 3, 4세트서 무려 19점을 몰아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리시브 효율 또한 72.73%로 안정적이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다. 초반에 잘 안 되다가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3세트를 내줬는데 마무리가 잘 됐다”라며 “상대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좋은 분위기로 챔프전에 올라와서 초반 기세가 좋을 거라는 걸 예상했다. 실제로 상대가 초반에 잘했다. 우리 흐름이 안 풀렸는데 하다보니까 3, 4세트 풀리면서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전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김연경은 “플레이오프 때 감독님은 1차전 종료 후 도로공사가 올라올 것을 예상했다. 그 때부터 준비했다. 경기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고 자체 청백전을 하고,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서 연습했는데 오늘 잘 나왔다”라며 “도로공사는 흔들리지 않는다. 정규리그 초반 좋지 않았지만 결국 챔프전까지 왔다. 그 파워가 무섭다. 기본을 하는 게 어려운데 그 기본을 잘하는 팀이다. 상대가 못하는 걸 기다리기엔 너무 기본기가 좋다”라고 경계했다.
김연경은 이날 평소와 다르게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코트에서도 웃음기를 쫙 뺀 상태에서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연경은 “챔프전은 한 경기로 모든 게 끝날 수 있다. 나 자신도 여유가 없다. 이런 경기에서 여유를 갖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며 “챔피언 타이틀이 걸려있고, 1차전의 중요성 알고 있다. 선수들끼리도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이기려고 하다보니까 그런 모습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통합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둔 흥국생명. 김연경은 “1차전을 이겨서 우승까지 50% 정도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홈구장에 많은 팬들이 오시니까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또 바로 경기가 이어지니 분위기를 잘 잡아서 이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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