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5점 차로 운명이 갈렸다.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2위 싸움이 창원 LG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LG는 29일 오후 7시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97-88로 제압했다.
같은 시각 서울 SK 역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원주 DB에 86-7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LG와 SK 모두 시즌 36승 18패로 동률을 이뤘다.
웃는 팀은 LG였다. LG는 SK를 맞대결 골득실에서 5점 차로 제쳤다. LG는 만약 이번 경기에서 패했다면 2위 자리를 내줄 수 있었지만, 홈에서 현대모비스를 잡아내며 SK의 마지막 희망을 꺾었다.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LG는 1쿼터를 22-25로 뒤진 채 마쳤다. 그러나 2쿼터 들어 이관희의 연속 득점과 커닝햄의 자유투 득점으로 43-33으로 간격을 벌렸고, 53-40으로 크게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이후 반전은 없었다. LG는 후반 들어 10점 가까이 격차를 유지하며 여유롭게 승리를 따냈다.
9시즌 만에 거머쥔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이다. LG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3-2014시즌 이후 처음으로 2위 이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PO 진출 역시 2018-2019시즌 이후 처음이다. LG는 최근 3시즌 동안 9위-10위-7위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무서운 돌풍이다. 지난 시즌 7위였던 LG가 올 시즌 2위까지 치고 올라오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사령탑에도 조상현 감독이 새로 부임했기에 물음표가 뒤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국가대표 출신 사령탑' 조상현 감독은 팀에 끈끈한 조직력을 이식하며 공수 양면에서 단단한 팀을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아셈 마레이가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단테 커닝햄도 제몫을 톡톡히 했다. 빅맨 김준일도 공격 본능을 제대로 자랑했고, 주전 가드 이재도 역시 꾸준히 존재감을 뽐냈다. 베테랑 이관희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LG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4강 PO에서 만날 상대는 3위 SK와 6위 전주 KCC 중 승자다. 역사를 꿈꾸고 있는 LG의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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