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7, 나폴리)가 무너지기 직전이다. 팬들도 힘들어하는 그를 보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러 1-2로 패했다. 김민재는 지난 콜롬비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했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김민재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상대를 막으려다가 파울을 범했고, 이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호아킨 피케레스의 첫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흐른 공을 마티아스 베시노가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 김민재는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라며 "(수비진 활약이 아쉽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선수들과 더 말을 많이 해서 이겨내야 할 것 같다"라고 자책했다.
표정도 평소와 달리 시종일관 어두웠다. 특히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다. 멘탈적으로 무너진 상태"라며 "당분간...당분간이 아니라 그냥 지금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다.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신경 쓰고 싶다"라고 깜짝 발언을 내놨다.
이어 김민재는 사전에 조율된 발언이냐는 질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다...이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라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일각에서는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팬들의 얼굴도 우려로 가득했다. 김민재는 경기 다음 날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강인과 김민재, 손흥민 등 해외파 선수들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는 정세빈 씨와 진은지 씨, S씨는 이강인을 주제로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우다가도 김민재 이야기가 나오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S씨는 "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오해가 아닐까"라면서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은지 씨도 "김민재 선수가 평소에도 좀 거침없이 인터뷰를 하는 스타일로 알고 있다. 은퇴 시사보다는 다른 문제일 것"이라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 모두 김민재의 체력 문제를 우려했다. 세빈 씨는 "잘은 모르겠지만, 김민재 선수는 이번 A매치에서도 인간 벽처럼 활약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힘들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고, 은지 씨 역시 "이번 활약도 대박이었다. 쉴 새 없이 계속 뛰어서 힘들 텐데...어떻게 그렇게 뛰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팬들의 걱정대로 김민재는 올 시즌 그야말로 쉼 없이 뛰는 중이다. 그는 나폴리에 합류한 뒤 거의 전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을 펼쳤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부상을 안고 뛰었다. 그는 이번 3월 A매치 2연전에서도 1분도 쉬지 못했다.
특히 김민재는 세리에 A뿐만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병행하면서 고생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김민재의 이번 발언이 나와선 안 됐을 실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그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크게 힘에 부친 것도 사실로 보인다.
한편 김민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기를 타고 정우영, 이재성과 함께 한국 땅을 떠났다. 그는 전날 발언에 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민재 본인의 속 시원한 답변을 듣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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