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플레이오프는 경기 당일 컨디션이 선수 상태에 따라 (양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경기 숫자가 늘어 조금 더 경기 밴픽을 준비하는게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사실 패배를 하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져서 전체적으로 체급이 높은 팀에게 유리한 거라 생각한다."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부터는 플레이오프에서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 도입됐다. 지난해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정규 리그 상위 6개 팀이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 참가하지만, 4개 팀이 정해진 플레이오프 2라운드부터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 적용된다. 정규 리그 1위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살아남은 두 팀 가운데 한 팀을 선택해 경기를 치른다. 2위는 남아 있는 팀과 대결하며 승리한 팀은 승자전, 패한 팀은 패자전을 치른다.
승자전 승리팀은 최종 결승전에 진출하며, 패자전에서 승리한 팀은 패자 결승전에 진출, 승자전에서 패배한 팀을 상대한다. 패자 결승전에서 승리한 팀은 바로 다음 날에 열리는 최종 결승전에 진출해 3라운드 승자전 승리 팀과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겨룬다.
'우스갯 소리'로 게임에서 생명이라고 하는 '코인'이 하나 더 생겼지만, 승패에 부담을 한결 덜은 셈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승리하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첫 고비를 어렵게 넘겼지만 T1 배성웅 감독은 기분 좋은 출발에 여유있는 미소로 선수들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배성웅 감독이 이끄는 T1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KT와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서 쫓고 쫓는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프링 정규 리그를 1위로 마무리한 T1이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로 KT를 지명한 건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정규시즌 2전 전승을 기록한 상대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KT의 경기력이 배 감독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상승세를 그대로 살리면서 T1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특히 5세트는 역대급 명경기였다. KT가 초반에 7-0으로 크게 앞섰지만, T1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추격하면서 26분에 킬 스코어와 골드 획득량을 뒤집었다. KT 역시 다시 흐름을 뒤집는 엎치락 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이 20분 이상 더 진행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결국 53분에 장로 드래곤 지역 전투에서 T1이 승리한 뒤 빈집 털이를 시도한 '기인'의 제이스까지 막아내면서 T1이 아슬아슬하게 승자전 티켓을 차지했다.
배성웅 감독은 5세트 상황을 가장 만족스러워 했다. 배 감독은 "3-2 진땀 승이다. 그래도 승자조에 올라가서, 패자조에 가는 것 보다는 훨씬 여유있어 다행"이라고 미소 지으면서 "5세트 초반 처음 밀렸을 때도 선수들이 전부 '좀 할 만 하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 자세들이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그날 승부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설명했다.
'제우스' 최우제가 합류 한 이후 2년차 호흡을 맞추고 있는 베스트5의 경험치가 축척되는대로 경기력이 나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배 감독은 "선수들 전부 다전제에서 침착함이 많이 늘었다. '전부 다 괜찮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팀원들끼리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