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러스 기아전에서 보였던 한화생명이 모습을 보니 우리가 예전 준비했던 조합들과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맞붙을 상대가 예상과 달랐지만, 젠지 고동빈 감독은 ‘대처할 수 있었다’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에서 맞붙는 T1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이내 경직된 얼굴로 긴장의 끈을 다시 조였다. 고동빈 감독이 가장 경계한 인물은 리빙 레전드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고동빈 감독이 이끄는 젠지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2라운드 한화생명과 경기서 3-1로 승리했다. ‘페이즈’ 김수환, ‘피넛’ 한왕호, ‘쵸비’ 정지훈까지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상승세를 탄 한화생명의 기세를 꺾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오는 4월 1일 T1과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최종결승전 진출을 놓고 5전 3선승제의 승부를 겨루게 됐다.
경기 후 ‘피넛’ 한왕호와 함께 취재진을 만난 고동빈 감독은 “플레이오프 첫 경기였는데 무사히 3-1로 승리해 너무 기분 좋다. 잠실에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가게 돼서 기분 더 좋은 것 같다”며 3라운드 승자조 진출 소감을 전했다.
정규시즌에 비해 한층 좋아진 경기력을 보였던 한화생명전 대비 과정을 묻자 그는 “기존 준비하던 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한화생명이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보니 우리가 예전 준비했던 조합들과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그 조합들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알고 있어서 대처하기 좀 편했다”고 밝혔다.
패치 이후 달라진 양상에 대해 고동빈 감독은 2주 가량의 시간이 지난점을 고려할 때 크지 않다는 견해를 전했다.
“패치가 바뀌고 난 직후 팀들마다 색깔있는 밴픽이 늘어나기는 했다. 플레이오프 기간이 길다면 길 수 있어 서로 간에 장단점이 들어있는 밴픽들을 볼 수 있지만, 패치 직후 변화 보다는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던 인터뷰는 하루 전에 열린 T1과 KT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고동빈 감독은 상대로 만날 T1의 간판 선수 ‘페이커’ 이상혁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제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정말 모든 라인이 다 잘하더라. 그래도 확실히 페이커 선수가 진짜 마지막 5세트에 보여줬던 경기는 퍼포먼스가 너무 뛰어났다. 미드가 승부의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한다.”
끝으로 고동빈 감독은 ‘도란’ 최현준의 최근 몸상태를 전하면서 준비하기 순탄치 않았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며칠동안 도란 선수가 몸이 좀 많이 안 좋았다. 연습 과정에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잘해줘서 기특하다. 다른 선수들도 이런 힘든 상황을 다같이 받아주고 잘해줘서 선수들이 고맙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