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우루과이전 승리를 다짐했다.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복귀, 이틀 뒤(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대비한다.
앞서 2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클린스만 데뷔전’ 콜롬비아와 맞대결을 2-2 무승부로 마친 한국은 우루과이전은 승리로 장식하겠단 각오다.
선수단은 25일 오전 오픈트레이닝을 마친 뒤 외박을 얻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이날 복귀했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리턴매치’다. 두 팀의 대결은 지난해 11월 2022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0-0 무승부)에서 만난 뒤 4개월 만이다.
당시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의 한국은 판전승을 거뒀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던 우루과이와 비기면서 16강 진출 희망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나란히 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했지만, 우루과이보다 다득점에서 앞서 한국은 포르투갈과 함께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여전히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FIFA 랭킹에서 우루과이는 16위, 한국은 25위다.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한국이 1승2무6패로 크게 밀린다.
월드컵 ‘큰 무대’에서 우루과이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은 안방에서 그 기세를 이어가겠단 각오다.
만약 한국이 승리한다면 클린스만호의 ‘1호 승리’다.
다만 소집 명단에 변화가 있다. 당초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김진수(전북현대)가 콜롬비아전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설영우(울산 현대)가 대체 발탁됐다.
이날 실외 훈련장엔 25명의 선수가 모두 나와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실내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나와 6시 25분께부터 밖에서 훈련을 이어간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 구장을 돌며 몸을 달궜다. 이후 골키퍼 3명은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와 함께 한쪽 골대 앞에서 따로 훈련했다.
나머지 22명 선수는 4조로 나뉘어 구장 측면에서 기본 몸풀기 시간을 가졌다. 이날 훈련 공개는 15분이었다. 본격적인 전술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짧게 공개된 대표팀 훈련은 화기애애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맘마미아, 김민재", "나폴리~ 민재 민재"라고 외쳤다. 같이 훈련하던 몇몇 선수들을 비롯해 김민재는 미소를 띠었다. 맘마미아는 이탈리아어 감탄사다.
소속팀 나폴리에서 '철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민재를 클린스만 감독 역시 너무 잘 알고 있단 뜻이다.
이날 훈련 전 최근 절정의 가량을 자랑하고 있는 이재성(마인츠)과 '대표팀 첫 발탁' 설영우(울산 현대)가 마이크 앞에서 섰다.
콜롬비아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손흥민(토트넘)과 더불어 '특급 활약'을 한 선수가 있다. 바로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이다. 그는 선발 출전해 후반 24분 나상호(FC서울)와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10분에 나온 손흥민의 골에 이재성의 지분이 있다. 이재성은 상대 선수로부터 공을 빼앗으려 끝까지 발을 뻗었고, 이때 공이 굴절돼 손흥민에게 흘러 한국의 첫 번째 골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를 나갈 때까지 이재성은 연신 중원을 휘저었다. 전진 드리블도 압권이었다.
이재성은 지난해 12월 2022카타르월드컵이 막을 내린 뒤 제2의 전성기에 꼭 맞는 활약을 하고 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27경기에 나서 7골 3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중 5골 2도움이 월드컵 후에 나왔다.
특별히 월드컵 후 좋은 소식을 들려주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월드컵 전엔 발목에 무리가 많이 갔었다.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플레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월드컵 후 3주간 휴식을 취하면서 발목 상태가 호전됐다. 잘 준비해 후반기에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호 1기' 이재성은 새 감독이 따로 주문한 사항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감독님과 아직 짧은 시간 호흡을 맞췄다. 그래서 특별한 주문보다는 '경기엔 승리하기 위해 나가는 것'이라 강조한 것만 들었다"고 말했다.
본인에게 따로 주문한 것은 없었다고. 이재성은 "클린스만 감독이 개인적으로 주문한 것은 아직 없다. 경기에 나가 승리하고, 즐겁게 임하라는 것만 일단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성은 "아무래도 제가 공격 위치에 있다 보니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대표팀 내에서 제가 할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대체자'로 낙점된 설영우는 "프로선수가 되고 난 뒤 목표는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다. 양쪽 사이드백에 많은 선수들이 있다. (김)진수형이나, (김)문환이형, (김)태환이형을 여태껏 보고 배웠다. 콜롬비아전 경기를 집에서 봤는데 진수형이 다쳤다. 먼저 쾌유를 빈다. 그리고 예상 밖에 찾아온 기회도 잘 잡고 싶다"고 말했다.
설영우가 성인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리그1 울산 현대 유스 출신인 설영우는 2020시즌 프로에 데뷔,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그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주인공이기도 하다.
올 시즌 포함 설영우는 4시즌째 울산의 후방 라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대표팀 대체 발탁 소식을 올산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설영우는 "어제(25일) 오전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홍명보 감독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 번도 전화를 따로 주시지 않아서 제가 무엇을 잘못한 줄 알았다. '빨리 방으로 뛰어와라'라고 하셔서 감독님 방을 올라갔는데 '대표팀에서 연락왔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됐다. 대표팀에 간다는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갔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의 조언도 들려줬다. 설영우는 "가서 잘하고 오라고 하셨다. 또 촌놈 티 내지 말고 하던 대로, 긴장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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