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랑 구분이 안 갔다."
'첫 대표팀 승선' 설영우(25, 울산현대)가 한 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복귀, 이틀 뒤(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대비한다.
앞서 2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클린스만 데뷔전’ 콜롬비아와 맞대결을 2-2 무승부로 마친 한국은 우루과이전은 승리로 장식하겠단 각오다.
선수단은 25일 오전 오픈트레이닝을 마친 뒤 외박을 얻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이날 복귀했다.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1998년생 설영우가 부상 이탈한 김진수(전북 현대)의 대체 선수로 선택받았다.
김진수는 콜롬비아전 전반 24분경 상대 선수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결국 이기제(수원 삼성)와 교체, 들것에 실려나갔다.
설영우가 성인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리그1 울산 현대 유스 출신인 설영우는 2020시즌 프로에 데뷔,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그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주인공이기도 하다.
올 시즌 포함 설영우는 4시즌째 울산의 후방 라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설영우는 먼저 왼쪽 풀백 자리 대체자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소감을 전했다. 그에게 익숙한 자리는 오른쪽 풀백이다. 2020도쿄 올림픽 때 해당 자리에서 활약한 바 있다.
설영우는 "프로팀에 와서 처음으로 왼쪽 풀백을 소화했다. 주발이 오른발이다 보니 불편함이 있었지만 왼쪽도 잘 보게 되면 2가지 옵션이 제게 주어지는 것"이라며 "어쩌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마음으로 (프로팀에서) 훈련했다"고 말했다.
'첫 대표팀 승선'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차출되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
그는 "프로선수가 되고 난 뒤 목표는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다. 양쪽 사이드백에 많은 선수들이 있다. (김)진수형이나, (김)문환이형, (김)태환이형을 여태껏 보고 배웠다. 콜롬비아전 경기를 집에서 봤는데 진수형이 다쳤다. 먼저 쾌유를 빈다. 그리고 예상 밖에 찾아온 기회도 잘 잡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 대체 발탁 소식을 올산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설영우는 "어제(25일) 오전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홍명보 감독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 번도 전화를 따로 주시지 않아서 제가 무엇을 잘못한 줄 알았다. '빨리 방으로 뛰어와라'라고 하셔서 감독님 방을 올라갔는데 '대표팀에서 연락왔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됐다. 대표팀에 간다는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갔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의 조언도 들려줬다. 설영우는 "가서 잘하고 오라고 하셨다. 또 촌놈 티 내지 말고 하던 대로, 긴장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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