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 한국도로공사의 즐기는 배구, 4년 전 아쉬움 씻어낸다 [오!쎈 김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3.26 06: 30

"즐기자". 
현대건설을 꺾고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모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5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지난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시리즈 전적 2승으로 흥국생명과 우승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한국도로공사 선수들 / OSEN DB

올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1승 5패로 열세를 보였으나 정규 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보다 부담감은 덜할 듯.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은 "오늘 이기고 내일 하루 더 쉬고 갈 수 있다”고 체력 비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명옥은 또 "오히려 흥국생명이 더 부담스러울 것 같다. 김연경이라는 선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부담이 덜 하다. 즐기자는 마음으로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규 시즌보다 좀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첫 봄배구에 나선 신인왕 출신 세터 이윤정은 축제를 즐기는 듯했다. 
봄배구를 앞두고 "이윤정의 간이 큰 지 한 번 지켜보겠다"고 했던 김종민 감독은 "(봄배구를) 처음 한 선수치고 굉장히 잘했다. 간은 큰 거 같다. 1,2차전을 하면서 스스로 포커 페이스를 유지했다"고 칭찬했다. 
"언니들과 즐기자고 이야기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2차전 승리 소감을 전한 이윤정은 "언니들과 챔피언 결정전에 가면 더 즐기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더 열심히 준비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캣벨 역시 "우리에게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긴 덕분에 며칠 더 쉴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챔피언 결정전을) 즐기려고 한다. 주어진 상황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민 감독 또한 즐기는 마음으로 나설 각오다. "정규 시즌과 큰 경기는 다르다. 우리가 전력에서 크게 앞선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 편하게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했다. 
공자는 논어 옹야편에서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 하고, 좋아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의미다. 
즐기는 마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는 한국도로공사. 4년 전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에 패한 아쉬움을 설욕할 수 있을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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