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못지 않았던 이기제의 왼발, 대표팀에서 통했다 [오!쎈 울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03.25 07: 33

‘왼발의 달인’ 이기제(32, 수원)가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콜롬비아를 맞아 손흥민의 멀티골이 터졌지만 2실점하며 2-2로 비겼다. 한국은 28일 서울에서 우루과이와 대결을 이어간다.
이번 대표팀은 대부분이 카타르 월드컵 멤버였다. 유일한 새 얼굴은 부상당한 윤종규 대신 발탁된 이기제였다. 왼쪽라인에는 부동의 윙백 김진수가 존재한다. 이기제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출전기회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 전반 24분 넘어진 김진수가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들것이 들어갔고 곧바로 교체사인이 나왔다. 벤치에 앉아있던 이기제에게 갑작스러운 출격명령이 떨어졌다. 조끼를 벗고 급하게 몸을 푼 이기제는 그렇게 클린스만 감독 밑에서 첫 기회를 잡았다.
기대이상의 활약이었다. 이기제는 공격에서 대표팀에 금방 녹아 들었다. 특히 전반전 박스 우측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는 백미였다. 손흥민과 이기제가 나란히 키커로 섰다. ‘왼발의 달인’이란 별명을 가진 이기제가 가장 자신 있게 때릴 수 있는 핫존이었다.
손흥민이 킥 모션을 취했지만 예상대로 이기제가 왼발 감아차기 프리킥을 날렸다. 절묘하게 왼쪽 코너를 노리고 휘어져 들어간 슛은 아쉽게 몸을 날린 상대 골키퍼의 펀칭에 걸렸다. 골은 되지 않았지만 관중석에서 감탄사가 터졌다. 그만큼 정말 잘 때린 슈팅이었다. 이기제의 진가가 발휘된 순간이었다.
이기제는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 등 클린스만 감독 체재의 공격컨셉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줬다. 후반전 15분 이강인이 투입된 후에는 둘이 왼쪽 라인을 책임졌다.
물론 아쉬운 점도 보였다. 이기제가 깊게 오버래핑에 가담하면서 한국의 왼쪽 뒷공간이 오픈됐다. 한국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5분 만에 허용한 2실점은 수비수들의 포지셔닝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이기제는 적응할 시간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진수의 정확한 부상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의료진과 협의를 한 뒤 김진수의 회복상태를 확인해 우루과이전 선발라인업을 결정할 것”이라 통보했다.
만약 김진수가 우루과이전 나설 수 없다면 이기제가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 못지 않은 환상적인 왼발을 선보인 이기제가 클린스만 감독 앞에서 돋보일 기회를 꽉 잡을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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