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17, 세화여고)이 '피겨 여제'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세계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스로 한국 여자 피겨 간판임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이해인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53점, 구성점수(PCS) 71.79점으로 합계 147.32점을 받았다.
이로써 이해인은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73.62점을 더해 총점 220.94점으로, 224.61점을 받은 사카모토 가오리(일본)에 이어 최종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ISU 사대륙선수권대회 당시 거둔 개인 최고점(213.52점)을 7.42점이나 경신한 점수였다.
210.42점의 루나 헨드릭스(벨기에)를 앞지른 이해인의 은메달은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성공한 메달이었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있는 대회다. 한국 피겨 선수가 이 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른 것은 지난 2013년 김연아(당시 여자 싱글 금메달)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오페라의 유령' 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이해인은 첫 번째 연기 요소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뛰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선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다.
이해인은 이후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를 실수 없이 처리했고,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 등 점프 과제를 잘 마쳤다.
이해인과 함께 출전한 김채연(수리고)은 총점 203.51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김예림(단국대)은 174.30점으로 18위에 만족했다.
한국은 이해인과 김채연의 활약 속에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출전권을 3장 확보했다. ISU 규정에 따르면 상위 랭킹 두 선수의 순위를 합친 숫자가 13 이하면 출전권 3장, 14∼28 사이일 경우 2장, 28을 넘어가면 1장을 준다.
한국은 차준환(고려대)이 출전한 이번 대회 남자 싱글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쇼트프로그램에서 99.64점을 받아 3위에 올라 있는 차준환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에 도전한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