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로란트’ e스포츠의 최강 팀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팬들 및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팀은 단연 디알엑스다. 디알엑스의 전신은 한국 최초의 ‘발로란트’ 프로 팀인 비전 스트라이커즈로,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각종 국제무대에서 한국 대표로 인상적인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 열린 ‘발로란트’ 최고 권위의 대회 ‘2022 발로란트 챔피언스’에서는 비록 패자 결승에서 옵틱 게이밍에 덜미를 잡혔으나 최종 3위 성적으로 마무리하며 디알엑스의 명성을 입증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제대회 ‘발로란트 록인’에서도 디알엑스는 4강에 안착하며 지난해의 흐름을 계속 이어갔다. 퍼시픽 10개 팀 중에서는 홀로 4강에 나섰으며, 지난해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프’ 라우드를 상대했다.
디알엑스는 오는 25일부터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이하 VCT)’ 퍼시픽 리그에 참가해 다시 한번 세계대회 출전을 노린다. 이번 퍼시픽 리그는 매우 중요하다. 상위 3개 팀이 오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8월 미국 로스 앤젤레스에서 펼쳐지는 챔피언스 출전 자격을 모두 얻는다. 남은 한자리를 두고 챔피언스에 대한 최종 선발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번 톱3 진입은 필수적이다.
디알엑스는 톱3 진입에 더해 2023 VCT 퍼시픽에서 단연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 17일 디알엑스의 편선호 감독, ‘제스트’ 김기석을 만난 자리에서 퍼시픽과 향후 마스터스, 챔피언스에 대한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은 ‘한국 최강’ 자리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록인 현장 경험, 도움 많이 됐다… 퍼시픽 개막 전 준비 '완료'
디알엑스는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5일까지 20일간 펼쳐진 ‘발로란트 록인’에 참가해 4강이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디알엑스가 ‘발로란트 록인’에 출전하기 위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던 기간은 20일 전체다. 먼저 경기를 시작한 알파조에 배정된 디알엑스는 4강까지 진출함에 따라 이국 땅에서 계속 일정을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디알엑스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으며, 퍼시픽 리그 대비 다양한 전략이라는 이점을 얻어냈다.
“‘발로란트 록인’에서의 연습 과정이 많은 도움이 됐다. 팀들은 대회를 준비해야 성장할 수 있다. ‘퍼시픽 리그’는 꼭 우승해야 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전략을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편선호 감독)” “나도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다. 퍼시픽 리그까지 준비 기간이 짧아 새로운 무언가를 준비하기에는 아쉽다. ‘발로란트 록인’이 이러한 부분을 채워줬다.(‘제스트’ 김기석)”
디알엑스는 지난해 ‘발로란트 챔피언스’에 이어 ‘발로란트 록인’에서 브라질 대표 라우드에 덜미를 잡혔다. 편선호 감독과 김기석은 라우드 상대 패배에 대해 “잘 싸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아직 연습이 부족했다며 당시 상황을 평가했다. 편선호 감독은 “라우드가 작년 대비 2명이 바뀌었는데 더욱 강력해진 것 같다. 다음에 만나면 꼭 승리하겠다”며 투지를 드러냈다.
그간 다수의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은 디알엑스이지만 브라질 상파울루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상당히 인상깊었다고 한다. 경기가 펼쳐진 이비라푸에라 체육관은 대회 기간 상파울루에 쏟아진 비로 엄청난 습도를 자랑했다. 높은 습도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신에게 맞는 마우스패드를 사용해야 정확한 ‘샷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도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디알엑스는 대회 기간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브라질 날씨는 정말 신기했다. 높은 습도에 C9전 첫 세트에서 처참하게 패배했다. 축구로 치면 수중전이었을 것 같다. 마우스패드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드라이기를 동원하기도 했으며, 선수들도 노력했다.(편선호 감독)” “우리가 가본 대회장 중에서는 가장 여건이 안좋았다. 마치 야외 경기장 같았다. 저감도에 더해 오래된 패드를 쓰는 선수들이 많은데, 경기력에 안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제스트’ 김기석)”
‘발로란트 록인’에서 인상 깊었던 팀으로 편선호 감독, 김기석은 각각 아메리카스 소속의 레비아탄, EMEA 소속 프나틱을 지목했다. 프나틱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발로란트 록인’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으며, 레비아탄에 대해 편선호 감독은 “선수들의 피지컬이 빼어난 팀이다. ‘발로란트 록인’과 다르게 아메리카스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퍼시픽서 가장 경계되는 팀 젠지, “라우드 상대 인상적”
오는 25일 경기를 시작으로 2023 VCT 퍼시픽 리그가 개막한다. 퍼시픽 리그에는 총 10팀이 참가하는데, 이중 한국 소속 팀은 3팀(디알엑스, 젠지, T1)다. 가장 경계되는 팀으로 디알엑스는 단연 젠지를 꼽았다. 디알엑스의 이번 대회 목표는 단연 우승인데, 이를 방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을 젠지로 평가하고 있었다. 젠지는 한국 ‘발로란트’ e스포츠에서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 있으며, 최근 합류한 ‘갓데드’ 김성신, ‘실반’ 고영섭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들이다.
“젠지는 ‘발로란트 록인’ 첫 경기 라우드전에서도 잘했다. 연습 경기에서도 좋은 실력을 선보였다. 감독도 준비성이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우리 아니면 젠지가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편선호 감독)” “최근 라이엇 게임즈의 설문 조사에서도 밝혔듯 젠지다. 퍼시픽 리그 팀들 중에서는 가장 경계된다.(‘제스트’ 김기석)”
이번 퍼시픽의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소 3위를 기록해야 마스터스, 챔피언스에 연달아 나설 수 있기 때문에 팀 내 청사진을 위해서도 퍼시픽 호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발로란트 록인’에서 디알엑스의 경기력은 더욱 완숙됐다. 편선호 감독은 “외부에서 봤을때 우리 팀의 전략은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팀의 자유도는 매우 높다. 팀워크를 오래 유지하다 보니 외부에서는 작전처럼 보일수 있는데 대화를 통해 즉흥적으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개막 경기 한일전, 반드시 승리하겠다
2023 VCT 퍼시픽 개막전에서 디알엑스는 일본 내 가장 인기있는 제타 디비전을 상대한다. 개막전인 만큼, 디알엑스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편선호 감독은 “한일전 절대 패배하면 안된다. 지난 공식 경기 패배(2022 VCT 마스터스1) 이후 복수전 성격도 띤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기석은 “당연히 쉬운 상대는 아닌데, ‘발로란트 록인’에서는 실망스러웠다. 제타 디비전이 지난 대회 종료 이후에도 갈피를 못잡았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편선호 감독, 김기석은 앞으로도 시즌을 거치며 발전할 디알엑스를 지켜봐달라며 팬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디알엑스는 이번 ‘발로란트 록인’에서도 다수의 역스윕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퍼시픽 리그부터 마스터스, 챔피언스까지 이같은 ‘성장 드라마’는 계속 쓰일 예정이다.
“모든 대회는 우리팀이 발전하는 과정이다. 항상 해왔던대로 우승하고 싶다. 퍼시픽 리그도 그렇게 될 것이다.(편선호 감독)” “대회 준비 과정에서 100%였던 적은 없다. 우리의 강점은 피드백과 성장이다. 이번에도 무조건 우승하겠다. 아울러 발전해나가는 과정 지켜봐주셨으면 한다.(‘제스트’ 김기석)”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