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생 측면 공격수 엄지성(21, 광주FC)이 ‘황선홍호’ 황태자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존재감은 확실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카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하컵 22세 이하(U-22) 친선대회 1차전에서 오만을 3-0으로 꺾었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원정 평가전(1승 1패)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소집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올해 첫 공식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조직력 면에서 완전하지 못하단 평가를 받고 있던 황선홍호가 ‘대승’ 결과를 낸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엄지성의 1골 1도움 활약이 오만전 승리에 주효했다. 그는 전반 8분 이태석(FC서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시켰다. 전반 33분엔 김신진(FC서울)의 골까지 도왔다.
2002년생 엄지성은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24세 이하)과 내년에 개최되는 파리올림픽(23세 이하)에 모두 나설 수 있는 나이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지난 달 25일 엄지성의 소속팀 광주FC와 수원 삼성의 K리그1 경기를 관중석에서 관람했다. 그는 “엄지성을 비롯해 김태환(수원 삼성), 정호연, 엄지성, 허율(이상 광주)을 눈여겨봤다”고 했다.
엄지성이 황선홍 감독으로부터 ‘100점 자원’이란 평가를 받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
그는 지난해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 막판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1시즌 팀의 강등을 막진 못했지만 K리그1 37경기를 소화했다. 2022시즌 땐 부상으로 인해 28경기 출장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엄지성은 프로 2년 차에 ‘광주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며 지난해 구단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K리그 1부리그 무대를 다시 누비고 있는 엄지성은 작은 체구지만 기가 막힌 탈압박 능력으로 상대 선수를 벗겨내 여러 차례 호평을 받았다.
다만 부상 여파로 풀타임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있다. 90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것이 엄지성에게 주어진 과제다.
보완할 점이 있지만 엄지성은 황선홍호 주전 자원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는 황선홍 감독 지도 아래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도 경험했다.
엄지성도 황선홍 감독과 파리올림픽까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는 지난 달 OSEN과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제가 눈에 띄게 플레이하려 노력할 테니 (황선홍 감독님께서) 경기만이라도 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탈압박, 그리고 공격 상황에서 매서운 슈팅 능력으로 어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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