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전차 한화생명 선수들의 경기력이 달라졌다. 선수 개개인의 체급이 아닌 '소통'이라는 매개체를 기존 보다 더 잘용하면서 정규시즌 단 한 세트도 이기지 못했던 강팀 디플러스 기아를 큰 무대인 포스트시즌서 제압했다.
나날이 경기력이 좋아지는 선수들에 대해 최인규 감독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디플러스 기아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경기서 3-1로 승리했다. 매끄럽게 출발하지 못했던 1세트, 5000 골드 격차로 뒤처졌던 3세트를 중후반 응집력으로 뒤집으면서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승리 이후 만난 최인규 감독은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미소가 그치지 않았다.
"이겨서 너무 기쁘다. 거기에 더해서 이제까지 세트 승을 한 번도 못 챙겼던 강팀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사실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픽적으로도 평소에 자주 안 사용하고, 기피했던 픽들을 기용하고, 미드 쪽에서도 다양한 픽으로 경기를 승리해 얻은게 많은 날이다."
2라운드 막바지 상위권 팀들과 경기서 잇따라 패배의 쓴 잔을 마시던 당시를 떠올린 최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초중반 설계 보다는 우직하게 후반만을 바라보던 단조롭던 방식을 탈피하기 까지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디플러스 기아전을 준비하면서 1라운드와 2라운드 경기를 좀 많이 돌려봤다. 우리 스스로 경기를 말아먹은게 대부분이었다. 밴픽적으로도 부족했던 점들이 보였다. 이제 결국 1, 2라운드 세트 승도 못 가져온 팀이라 위축됐을 거라고 생각해 최대한 그런 점들을 신경썼다. '우리가 스스로 망하지만 않으면 라인전이나, 중후반 운영에서 우리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팀'이라는 말을 해주면서 '여유를 가지고 하라'고 말해줬다. 우리가 급해졌던 이유가 조합의 특성을 잘 이해 못하고, 초반에 불리해지면 '우리가 언제 강해지는지' '어떻게 싸움을 해야 될지'에 대한 소통이 잘 안됐다. 개개인의 생각이 많이 다르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연습을 통해 보완했는데, 이번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선수들이 깔끔하게 잘 해줘서 승리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
덧붙여 최 감독은 "최근 플레이오프전까지 스크림을 보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너무 좋았다. 밴픽적으로나 인게임 운영 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내기도 했다. 속에 쌓아왔던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었다. 불만이 해소되면서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잘 보완된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단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로 마음 속 응어리를 풀었던 과정이 성장의 촉진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T1이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로 KT를 낙점하면서, 한화생명은 젠지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하게 됐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어쩌면'조금은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살짝 기분이 좀 좋다. T1이 우리를 어느 정도는 기피를 했다는 것 아닌가"하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인규 감독은 "젠지전도 디플러스 기아와 경기처럼 집중력있게 양질의 대화와 스크림을 통해 잘 준비해보겠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젠지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