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로 지난 2년간 현업을 잠시 떠났지만, 현역 시절부터 정민성 코치는 ‘롤드컵 청부사’로 이름을 떨쳤다.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가장 먼저 결승 무대를 밟았던 한국인 미드 라이너였고, 지도자 변신 이후에는 중국 한국 북미에서 지도했던 팀들이 그의 손길을 타면서 롤드컵 진출 팀 대열에 합류했다.
2020시즌의 경우 서머 시즌 도중 군 입대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계속 있었다면 5년 연속 롤드컵 진출 가능성이 높았다.
KT 코치로 지도자의 세계로 돌아온 ‘빠른별’ 정민성 코치가 롤드컵 진출을 향한 여정의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KT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리브 샌박과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경기를 5전 3선승제로 치른다.
정규시즌 막바지 파죽의 6연승을 달렸던 KT는 13승5패로 젠지와 승패가 같았지만 세트 득실에서 뒤처지면서 정규 리그를 3위로 마무리했다. 5위 한화생명과 6위 리브 샌드박스 가운데 한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지명권을 가져간 KT의 선택은 리브 샌드박스였다. KT 롤스터가 리브 샌드박스를 택하면서 정규 리그 4위 디플러스 기아의 상대는 한화생명으로 정해졌다.
지난 20일 리브 샌박전을 끝내고 OSEN과 만난 정민성 코치는 “더 높은 곳으로 갈수도 있었겠지만, 이전 경기들의 패배로 부족했던 많은 점들을 보완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모두의 노력이 담겨있는 만큼 정규시즌 3위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성적”이라고 정규시즌을 돌아봤다.
시즌 중반까지 경기력 기복으로 인해 ‘롤러코스터’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을 가졌던 KT의 경기력에 대해 그는 “경기력이 ‘왜 안 나올까’라는 점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봤다. 안 좋은 습관들이 있을 수 있고, 팀 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심리적인 여러가지 측면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이제는 정말 체급이 느껴지게 끔 하는 플레이를 해주고 있어서 흡족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일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그는 스프링 시즌 광동과 1라운드 경기 패배를 꼽았다. 여러 문제점이 어우러지면서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반응이었다.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T1전 연패는 오히려 팀 전반의 문제점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모든 패배는 다 힘들었지만,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 광동과 1라운드다. 밴픽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관점에서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 DK-T1전을 연속으로 패할 때는 힘들었다기 보다 우리의 부족한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계기였다.”
이런 위기들을 거친 KT를 정민성 코치는 강팀으로 가는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선수들의 체급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의 오랜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우승권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팀에서 원하는 기대치가 있겠지만, 나 자신이 생각하는 기대치도 있다. 기대치라는게 너무 터무니 없이 높아도 안 좋지만, 어느 정도 높게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야 진짜 우승권을 바라볼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그 과정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강동훈 감독님과 팀에 합류전 이야기를 나눴을 때 경기에 대한 방향성이 비슷한 점이 정말 많았다. 서로의 강점을 잘 이끌어내고 어우러지면서 지금은 선수들과 우리 코칭스태프가 함께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정민성 코치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 팀, 역전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팀. 단단한 플레이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팀, 라인전과 한타를 잘하는 팀 등 강팀의 유형을 여러가지로 정리할 수 있지만, 어느 플레이나 잘하는 육각형을 꽉 채울 수 있는 팀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우선 육각형 팀을 만들고 나서 특화를 고려해 봐도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민성 코치는 리브 샌박과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대한 생각을 전하면서 진짜 무대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에서 더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오프에 임할 생각이다. 사실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를 이겼던 팀들을 다시 꼭 꺾어야 한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4위 디플러스 기아를 선택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게 아니기에 우리를 한 번 이겼던 리브 샌박을 통해 부족했던 점을 다시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능한 리브 샌박과 경기는 우리에게도 배울 점이 많을 것라고 생각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