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마요르카)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요르카 감독의 작심발언은 일리가 있다.
마요르카는 19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스페인 세비야의 에스타디오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열린 레알 베티스와 2022-2023 스페인 라리가 26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마요르카는 (9승 5무 11패)는 리그 11위다.
경기 후 아기레 감독은 “라리가 사무국이 (오후 2시 경기를) 9경기나 주셔서 감사하다. 이강인 경기를 보는 한국 팬들은 TV를 꺼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이 빌어먹을 상황이 없을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욕설까지 섞어가며 사무국을 비판했다.
아기레 감독이 한국팬들을 저격하며 무례한 용어를 사용한 것은 잘못됐다. 다만 오후 2시 경기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그의 지적은 타당하다.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시간에 경기를 하면 신체리듬이 달라진다. 또한 오후 2시는 경기를 하기에 너무 더운 날씨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마요르카는 최근 4경기 중 3경기가 오후 2시 경기였고, 1무2패를 기록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오후 2시에 경기를 했고, 1무1패를 하다보니 아기레 감독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아기레 감독의 분노에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의 중심이고 그를 아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기레는 “이강인이 목요일에 대표팀에서 돌아오는데 사무국에서 금요일에 경기를 넣었다. 아무리 아시아 마케팅에서 돈을 얻는다지만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강인이 혹사를 당하면 마요르카 경기력에 큰 영향이 있으니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감독의 표현방식은 아쉽다. 다만 감독이 이강인의 실력을 인정하고, 그의 컨디션을 신경 쓴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국축구 입장에서도 앞으로 대표팀 10년 이상을 책임질 이강인의 건강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강인은 24일 울산에서 콜롬비아전, 28일 서울에서 우루과이전을 치르고 29일 스페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30일에 스페인에 도착하면 4월 1일 오사수나와 경기에 투입된다. 4월 9일 바야돌리드전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에 예정돼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