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구연맹, 한일전 덴소컵에 '볼 돌리기 사태' 선수 선발 [단독]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3.03.21 06: 25

한국대학축구연맹이 한일전을 앞두고 자존심을 버렸다. 
대한민국과 일본의 대학축구의 자존심 대결인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정기전이 2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다.
덴소컵은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인 덴소(DENSCO)가 후원하는 한국-일본 대학 축구 정기전이다. 지난 2004년 4월 4일 도쿄에서 첫 대회를 시작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2021년에 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걸 제외하면 매해 1~2경기를 치렀다. 1972년부터 이어져 온 한일 대학 축구 정기전 역대 전적은 39전 19승 8무 13패로 한국이 앞선다.

지난해 9월 한국은 덴소컵 대회서 일본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일 지켰다. 특히 A대표팀이 한일전에서 2차례 0-3 패배를 당하는 등 일본을 상대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상황에서 대학 축구가 자존심을 살렸다. 
이번 대회는 자존심을 세워야 할 대회다. 최근 대학축구경기서 생긴 논란을 이겨내기 위한 중요한 경기. 그런데 시작전 이미 자존심을 스스로 버렸다. 
지난 2월 열린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통영기 4강전에서 맞붙은 연세대와 경기대는 최악의 스포츠맨십을 드러냈다.  연세대는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은 이후 자기 진영에서 몸풀기하듯 일부 선수가 볼 리프팅하며 여유를 부렸다. 한 골을 뒤진 경기대는 경기 참가 의지가 없는 것처럼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무려 23분여 지속했다. 경기 감독관이 양 팀 감독에게 주의를 주고 나서야 정상 진행됐다.
축구계에서는 ‘볼 돌리기 사태’가 대학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무관용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대학연맹은 애초 별도 징계 규정이 없어 징계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비난이 쏟아진 뒤에 징계를 내렸다. 징계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연세대와 경기대에 한 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전통의 대학축구를 먹칠한 최악의 사건이었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또 관례대로라면 대학축구연맹의 다음 대회가 1, 2학년 대회여서 봐주기식 징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대학선발은 선수선발에 주의를 해야했다. 그런데 '볼 돌리기 사태' 경기에 나선 대학교의 선수가 이번 덴소컵 선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능력만 본다면 선발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과 대학축구 근간을 흔들었던 상황을 함께 했던 대학교의 선수라면 스스로 부담을 만든 상황이 됐다. 
스포츠맨십을 망치고 대학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대학축구연맹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 덴소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더라도 대학축구의 자존심은 이미 뭉개졌다. / 10bird@osen.co.kr
[사진] 홈페이지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