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42명이 수놓은 '축구수도 더비'...8년 기다린 보람 있었다[오!쎈 수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3.19 16: 21

역시 '축구수도 더비'다웠다. 수원삼성과 대전하나시티즌이 8년을 기다린 만큼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대전은 19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 맞대결에서 수원삼성을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대전은 2승 2무로 승점 8점을 마크했고, 첫 승 사냥에 실패한 수원은 1무 3패로 승점 1점에 머물렀다.
8년 만에 1부 무대에서 열린 축구수도 더비였다. '축구 수도' 수원과 '축구특별시' 대전은 과거 뜨거운 라이벌리를 형성했다. 

특히 2001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대전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더욱 뜨거워졌다. 여기에 이관우의 수원 이적과 고종수의 대전 입단 등이 이어지며 더비 매치에 이야기를 더했다.
하지만 대전이 지난 2015시즌을 끝으로 2부로 강등되면서 양 팀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2021년 FA컵 3라운드 맞대결이 전부였다. 당시에는 수원이 2-1로 승리했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양팀 팬들의 응원 열기도 엄청났다. 골대 뒤 관중석을 뒤덮은 수원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압도적인 목청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축구수도라 적힌 걸개도 빼놓지 않았다.
대전 팬들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먼 길을 찾아온 '대전 러버스'는 비록 머릿수에서는 밀릴지라도 응원 화력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이들은 "위 아 더 퍼플"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19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4라운드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하나 시티즌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대전 티아고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3.03.19 /sunday@osen.co.kr
경기 역시 뜨거웠다. 양 팀 선수들은 시작부터 몸을 아끼지 않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티아고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뛰는 부상 투혼까지 보여줬다.
승부는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반 17분 이진현이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드겁게 만들었다. 대전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은 열광에 빠졌다.
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23분 아코스티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맞불을 놨다. 이번에는 수원 팬들이 자리한 반대편 응원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응원전도 더욱 치열해졌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양 팀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고, 번갈아 "수원!"과 "대전!"을 외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빅버드는 경기장을 찾은 10442명의 응원으로 뒤덮였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후반 막판 기울어졌다. 대전이 후반 45분 변준수의 극장골과 후반 추가시간 김민덕의 쐐기골로 수원을 무너트렸다. 결국 돌아온 축구수도 더비는 대전의 짜릿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