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오와 같은 근접 AD 캐리형 전투형 암살자로 미드 포지션인 요네를 다루는 프로게이머는 흔치 않다. 야스오의 바람 장막 같은 강력한 방어적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특히 영혼해방 이후 위치가 정해져있고, 라인 급습에 취약해 미드 보다는 탑에 등장했던 챔피언이었다.
이런 통상적 개념을 ‘쵸비’ 정지훈이 완전히 깨뜨렸다. 요네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필멸의 검과 운명봉인일 적재적소로 활용하고 상대 팀에게는 얄미운 만큼의 극한의 핑퐁 능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쵸비’ 정지훈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CK 스프링’ 디플러스 기아와 2라운드 경기서 요네로 1, 2세트 공격을 주도하는 캐리력을 발휘하면서 2-0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2세트에는 POG로 선정됐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스프링 시즌을 13승 5패 득실 +17, 2위로 정규시즌을 정리하면서 한 장 남아있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직행 티켓까지 덤으로 챙겼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정지훈은 “많이 중요한 경기를 역전도 하고, 재밌게 경기해서 이기니까 너무 기분 좋다”고 정규시즌을 2위로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젠지는 불리하게 흘러가던 2세트 기습적인 바론 버스트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번째 승부처라고 할 수 있는 그 장면에 대해 정지훈은 “(한)왕호형이 바론을 ‘한 번 건드려보자’라는 말이 나왔고, 내가 봇으로 가도 경기가 계속 불리할 것 같아서 말이 나온 김에 ‘한 번 해보자’라고 하고 순간이동으로 합류하면서 같이 쳤다”고 답했다.
요네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우리가 이런 조합을 잘하기도 한다. 요네가 확실히 카운터가 많아서 힘들기는 하지만, 라인전을 잘 풀어가는 건 내 능력이라, 능력을 살려서 요네로 최대한 라인을 잘 보고, 후반 밸류를 본다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 우리 팀만 할 수 있는 밴픽이기도 하고, 상대가 또 신경써야 하는 그런 이점이 많은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요네를 잘하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좋은 점이다. 실제로 요네를 잘하기도 한다. 밴픽적으로 조합을 짜서 요네가 초반에 힘들어도 초반에 힘이 날 수 있게 플레이하면서 요네를 생각했던 인식이 달라지게 됐다”고 요네를 잡았을 때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젠지는 지난 스토브기간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룰러’ 박재혁과 ‘리헨즈’ 손시우의 공백을 신예 ‘페이즈’ 김수환과 ‘딜라이트’ 유환중으로 메웠다.
시즌 초반과 현재 경기력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스프링시즌 승리가 많았지만 경기력에 비해서 뭔가 운좋게 승이 많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스프링이 끝나가는 지금은 이제는 2위에 걸맞는 경기력으로 올라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정지훈은 “그동안 플레이오프는 솔직히 좀 많이 경험해봤다. 조커픽을 준비할 수 있지만 경험상 그냥 정석을 잘 닦은 팀이 항상 좋은 성적을 냈던 것 같다. 돌아가서 좋은 픽이 있으면 연구를 해보고, 아니면 경기력을 조금 더 끌어올리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 같다”고 플레이오프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