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물론 목발을 짚어도 걷는 것 조차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도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펼치는 IBK기업은행을 위해 경기장에 나와 경기를 지켜봤다.
15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중계 카메라 옆 좌석에서 얼마 전 무릎 부상으로 수술받은 선수가 보였다. 바로 IBK 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김희진.
김희진은 지난 2020-2021 시즌 무릎 수술을 시작으로 도쿄 올림픽을 거쳐 이번 2022-2023 시즌까지 누적된 부상이 결국 사달이 나 지난 27일 우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 수술을 받았다. FA 자격을 앞둔 상황에서 아쉬운 선택이었지만 더 이상 무릎 부상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수술은 무사히 잘 마쳤다. 하지만 회복 기간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도 대박 계약이나 이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경기를 지켜보던 김희진의 표정은 생각과 아쉬움이 많아 보였다. 김희진이 없는 IBK는 김연경과 옐레나를 앞세운 흥국생명에 일방적으로 점수를 내주었다. 흥국생명은 조금의 막힘도 없이 득점을 이어갔고 세트 스코어 3-0(25-15, 25-13, 25-16)으로 승리,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팀의 일원으로서도 개인 커리어서로도 아쉬움이 가득한 상황이다. 김희진이 올 시즌 무릎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했더라면 봄 배구를 충분히 노려봤을 만한 상황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경기장에 나타난 김희진의 모습은 얼마나 부상이 심각했는지 보여줬다. 수술한 오른쪽 무릎에는 보조 기구를 착용했고 추가로 목발을 이용해 겨우 움직일 수 있었다.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는 데에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목발 없이는 가만히 서 있는 거조차 힘들어 보였다.
재활에 약 1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회복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음 시즌 복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상을 가지고도 남다른 의지로 경기에 임했던 지난 모습을 봤을 때 빠르고 건강하게 잘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