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강박 때문일까. 팀 쿡 애플 CEO가 디자인팀과의 논쟁에도 MR헤드셋 ‘리얼리티 프로’의 출시를 강행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팀 쿡 애플 CEO가 디자인팀의 요구와는 다르게 1세대 MR헤드셋의 출시를 밀어 붙였다”고 보도했다. MR은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혼합한 형태로, 애플은 이번 MR헤드셋이 2023년 가장 인기 있는 신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애플의 디자인 팀은 보다 AR 글래스의 생산이 완전히 자리잡을때까지 MR헤드셋의 출시를 연기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CEO, 제프 윌리엄스 애플 운영책임자를 필두로 한 운영팀은 VR에 초점을 둔 ‘스키 고글’과 같은 형태로 1세대 MR헤드셋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간 ‘MR헤드셋’을 출시하기 위해 개발에 공을 들였다. 당초 예정된 2019년보다 4년 가량 늦춰졌으나 애플은 지난 1월 올해 출시를 확정했다. 알려진 첫 공개 장소는 오는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팀 쿡 CEO와 제프 윌리엄스 운영책임자가 1세대 MR헤드셋의 연내 출시를 위해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팀 쿡 CEO가 MR헤드셋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FT는 “1세대 MR헤드셋은 팀 쿡이 주도한 첫번째 신규 플랫폼이 될 것이다. 지난 아이폰, 아이패드, 워치는 모두 스티브 잡스의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출시 첫 해 1세대 MR헤드셋의 판매량을 약 100만 대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말 MR헤드셋의 마케팅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며, 가격은 3000달러(약 390만 원)으로 전망된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