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중국 귀화를 숨겼던 린샤오쥔에게 더이상 대한민국은 없었다.
린샤오쥔은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 나서 중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중국은 7분 4초 412의 기록으로 이탈리아(7분 4초4 84)와 한국(7분 4초 884)을 간발의 차이로 밀어내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판독 과정에서 트랜스폰더(기록측정기)를 착용하지 않고 뛴 사실이 밝혀져 메달을 놓친 린샤오쥔은 이날 1000m 준준결승에서 탈락하며 개인전을 노메달로 마쳤다.
하지만 혼성 계주에서 은메달로 시동을 건 그는 남자 계주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샤오쥔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태극 마크를 달고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한국 대표팀 에이스였다. 그러나 이듬해 훈련 중 대표팀 후배의 바지를 내리는 장난을 치다 성추행으로 징계를 받아 국가대표 자격을 잃자 중국으로 귀화했다.
중국 귀화 때 논란이 컸다. 당시 린샤오쥔은 중국 귀화는 하지 않겠다고 확언했다. 하지만 이미 그는 중국 귀화를 결정한 상태였고 거짓말을 통해 대한민국을 기만했다.
이후 린샤오쥔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중국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올 시즌 지난달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2-2023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에서 우승하는 등 부활 조짐을 보였고, 한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하게 됐다.
금메달을 획득한 뒤 린샤오쥔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영어와 중국어로 소감을 밝혔다. 완벽하게 새로운 나라에서 적응한 모습이었다.
린샤오쥔의 새로운 조국 중국도 그의 금메달에 큰 박수를 보냈다. 소후닷컴 등 중국 매체들은 "린샤오쥔이 시상식에서 중국국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중국선수 중 유일한 월드클래스"라며 칭찬에 나섰다. 린샤오쥔은 금메달이 확정된 후 오성홍기를 흔들며 링크를 도는 세리머니로 중국 팬들에게 보답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