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린샤오쥔(27, 중국)이 중국의 영웅이 됐다.
린샤오쥔은 11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전’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처분을 받았다.
린샤오쥔은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 41초166)과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육안으로는 누가 1위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비디오판독 결과 린샤오쥔의 날이 시겔을 미세하게 제친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린샤오쥔은 선수 기록측정을 위해 필수로 착용해야 하는 ‘트랜스폰더’를 미착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결국 그는 장비 미착용으로 실격됐다. 린샤오쥔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후 린샤오쥔은 자신의 SNS 계정에 중국어로 대국민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500m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타이머를 착용하지 않아 금메달을 놓쳤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항상 절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부끄럽습니다. 계속해서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하루만에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개인전 노메달 후 심기일전한 린샤오쥔은 12일 이어진 혼성계주서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마지막 경기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대반전에 성공했다. 중국대표팀이 딴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는 모두 린샤오쥔의 활약이 있었다. 린샤오쥔은 중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오성홍기를 흔들며 금메달 세리머니를 펼쳤다.
'소후닷컴' 등 중국언론은 "린샤오쥔이 시상식에서 중국국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중국선수 중 유일한 월드클래스"라며 칭찬에 나섰다. 린샤오쥔은 금메달이 확정된 후 오성홍기를 흔들며 링크를 도는 세리머니로 중국 팬들에게 보답했다.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의 금메달 획득에 한국 팬들은 여전히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