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43, NH농협카드)가 한국인 최초로 프로당구 왕중왕에 등극했다.
조재호는 11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열린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PBA 결승전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와 4시간여 혈투를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5-4(12-15, 15-12, 7-15, 15-8, 9-15, 15-12, 15-7, 11-15, 15-8)로 승리했다.
이로써 조재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챔피언’이 됐다. 또 이번 시즌 개막전(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과 정규투어 최종전(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조재호는 월드챔피언십까지 시즌 3승을 달성, 2020-21시즌 프로 무대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앞선 1, 2회 챔피언은 다비드 사파타(스페인, 블루원리조트)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웰컴저축은행)이 각각 차지해 해외 선수들이 득세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조재호가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다.
동시에 조재호는 우승 상금 2억 원과 랭킹포인트 20만점을 추가해 시즌 상금(4억2250만원), 포인트랭킹 (46만1500점)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조재호의 누적 상금은 종전 5위서 쿠드롱(8억9450만원) 사파타(6억4900만원)에 이은 3위(5억300만원)로 올라섰다.
반면 사파타에 이어 스페인의 두 번째 월드챔피언에 도전했던 다비드 마르티네스는 우승 문턱서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첫 세트를 9이닝 만에 15-12로 가져간 마르티네스가 리드하는 가운데 조재호의 추격전이 이어졌다. 조재호는 2세트에 초구를 4득점으로 연결한 뒤 공타 없이 1-4-2-1-3점을 연달아 득점해 15-12로 맞섰다.
이후 3, 5세트를 마르티네스가 각각 6이닝 만에 15-7, 15-9로 따내자, 4, 6세트를 조재호가 9이닝, 7이닝에 각각 15-8, 15-12로 끝냈다.
그러다 조재호가 7세트를 9이닝 만에 15-7로 따내 오히려 4-3으로 세트스코어를 뒤집으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가 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도 8세트에 하이런 7점을 몰아쳐 15-11로 가져가 9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는 3이닝까지 조재호가 7-5로 분위기를 끌고 갔고 그대로 6이닝까지 연타를 이어가면서 15-8로 승부를 끝냈다. 마르티네스는 좀처럼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조재호는 경기 후 "결승전 들어가기 전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됐다. 그런데 경기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응원 목소리가 귀에 들리면서 지기 싫다는 마음이 생겼다. 더 열심히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쳤다. 다음 시즌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