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LCK 스프링 ‘1황’은 자타공인 T1이다. 매직넘버를 ‘1’만 남겨두고 있는 T1은 한화생명에 1라운드 한 번의 패배를 당했을 뿐 남은 경기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쓸어담고 있다.
T1은 강점은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3년 이라는 시간동안 손발을 맞춘 팀원들의 호흡 속에서 다양한 변수를 창출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넓은 챔피언 폭 뿐만 아니라 메타를 역행하는 픽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리그의 메타 선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T 강동훈 감독은 이런 점을 주목했다. 소위 ‘강약약강’이라고 불리는 강팀에 약하고, 약팀에 강한 체급을 바탕으로 하는 팀이 아닌 원딜 서포터가 주류를 이루는 현 메타에 역행한다는 달갑지 않는 평가를 받더라도 브루저 서포터를 기용해 다양한 무기를 갖추고, 어떤 팀을 상대해도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팀 방향성으로 잡고 선수들에게 녹여들게 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KT는 지옥의 5연전 앞 상대들이었던 디플러스-T1에 연달아 일격을 맞고 자칫 플레이오프 진출에 먹구름이 낀 적도 있지만 남은 3경기를 승리, 3승 2패로 마무리하면서 소위 ‘롤러코스터’급 기복을 벗어나는 것을 보였다. 지난 10일 브리온과 2라운드 경기서는 깔끔한 2-0 완승으로 4연승을 질주, 11승 그룹에 합류했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위기를 헤쳐나간 뒤 상승세 전환에 대해 강동훈 감독은 “팀 분위기가 좋다. 디플러스 기아, T1전 이후 좀 힘들었지만, 좋은 과정을 통해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스프링 시즌 최대 고비라고 할 수 있었던 5연전을 치른 소감을 브리온전 총평과 함께 전했다.
1세트 쓰레쉬, 2세트 블리츠크랭크 등 소위 최근 메타에서 비주류 취급을 받는 브루져 챔프들을 픽으로 선택한 이유를 묻자 강 감독은 “시즌 초에 원딜 서포터 메타 파훼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욕을 먹기는 했지만, 그동안 시도를 계속 해왔다. 메타에 따라서, 패치에 따라서 좌지우지 되는 팀은 강팀이 아니다. 영향을 받으면 안된다”면서 “아직 스프링이다. 서머에서는 조금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며 팀 방향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순위 경쟁에 대해서도 강동훈 감독은 어느 정도 부담감을 덜어 놓은 상태. 플레이오프 1라운드와 2라운드의 격차가 크지만, 조급하게 2위를 노리기 보다는 단단하게 팀 경기력을 끌어올려 ‘도장깨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을에 열리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기에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되겠다는 강동훈 감독의 확고한 생각이었다.
“2위가 되던, 3위가 되던 우리가 스스로 그 위치를 선택할 수 있지는 않다. 좀 내려 놓고, 4위나 5위, 어떤 위치에서 시작을 하던지, 주어지는 경기를 승리하는게 중요하다. 1라운드를 이기고 상위 2라운드에서 더 승리를 하자는 것이 목표다.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생각하고 단계를 밟아 나아가겠다.”
강동훈 감독은 “남은 대진이 동부팀들과 대결이지만, 절대 약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를 이겼던 팀도 있고, 세트 패를 안겨준 팀들도 있다. 우리를 상대로 이겼던 팀들에게는 꼭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독하게 준비하겠다. 정말 흐트러짐 없이 준비하겠다”라고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