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나라답게 선수 출신의 인기 축구 해설자가 영국 정치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축구 선수 출신의 인기 해설자 개리 리네커는 지난 9일 영국 'BBC'의 MOTD(Mathc of the day) 출연이 일시 정지됐다. 이유는 자신이 SNS에 남긴 발언 때문.
현역 시절 매너 있는 태도와 뛰어난 실력으로 그라운드의 신사로 불린 리네커는 레스터-에버튼-FC 바르셀로나-토트넘 등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공격수다.
특히 토트넘 시절에는 뛰어난 클럽 성적과 동시에 잉글랜드 대표팀의 4강행을 이끌면서 FIFA 올해의 선수 3위(1991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은퇴 이후 영국의 국영 방송 BBC서 꾸준하게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엄청난 위상을 지니게 됐다. 그는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해설자로 알려졌다.
이런 리네커는 최근 BBC의 MOTD 출전이 정지됐다. 바로 자신이 SNS에 남긴 발언 때문.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영국 집권당 보수당을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침공 당시 보리스 존슨 정부를 비판했던 리네커는 최근에는 자신의 SNS에서 보수당의 난민 금지 정책에 대해서 1930년대 독일(나치)에 비유하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집권당인 보수당이 발끈했다. 보수당 의원들과 내무부 장관이 나서서 리네커가 '공영 방송' BBC의 직원으로 지켜야 하는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고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이러한 보수당의 공세를 의식한 BBC는 11일 리네커에게 출연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단 이러한 행동은 큰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해설자인 리네커는 BBC 직원이 아니라 프리 랜서 형식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정치 중립성 의무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방송도 아닌 SNS 발언까지 검열하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BBC의 리네커 정지 조치 이후 과거 축구계 동료들도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와 함께 MOTD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스날의 전설 이안 라이트-뉴캐슬의 전설 앨런 시어러도 보이콧 의사를 나타냈다.
과거 수차례 리네커와 정치적 논쟁을 펼친 기자 출신의 방송인 피어스 모건 역시 "BBC가 내린 최악의 선택이다. 이럴거면 정치적으로 지지당을 밝히거나 의사를 표현한 사람은 모두 출연을 정지시켜라!"라면서 "난 리네커를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여기에 야당인 노동당 의원들도 일제히 리네커의 출연을 막은 BBC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고 있다.
리네커 본인은 발언에 대해서 "나는 서류 문제로 집을 얻지 못한 난민들을 우리 집에서 머무르게 한 적이 있다"라면서 "이런 사람들에 대해 보수당이 신경쓰지 않는 것이 문제라 비판한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반대 여론이 불거지자 BBC는 "해고가 아니라 논의를 위해서 일시적으로 출연을 정지한 것이다. 우리는 리네커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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