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스타일을 지속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직접 밝힌 생각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9일 오후 2시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달 28일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진행했던 선임 기자회견보다 깔끔하고 시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논란과 의문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설명했다.
지난달 뮐러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감독 선임 절차를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준비하며 후보들의 CV를 봤고 큰 주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물어봤다. 그 과정에서 한국 팀의 경기도 보았는지 확인했다. 한국 감독이 된다면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하고 코칭 스태프를 구성할지도 질문했다"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그의 축구 철학을 확인했다는 말이다.
이어 뮐러 위원장은 "누군가의 스타일을 흉내 내거나 따라가는 것이 아닌 한국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다른 팀이나 감독을 흉내 내는 것은 어떠한 결과를 끌어낼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라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떠난 이후 앞을 내다보며 미래를 생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미래에 기대하는 것은 더 많은 골 찬스와 더 많은 득점"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더 단순히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전을 생각해보면 역습으로 득점했다. 쉽고 단순하고 빠른 득점을 더 기대할 수 있다"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역습'에 초점 맞춰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는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면서 새긴 '주도적인 축구'에서 벗어나 더 효율적인 '역습 축구'에 관해 이야기했다는 뜻이 된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아닌 위원장의 개인적인 생각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해서는 "클린스만 감독 역시 경기에서 보여지는 과정이나 스타일을 봤을 때 제가 이야기한 부분과 동일"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9일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은 "전 공격수 출신이다. 공격을 선호한다. 1-0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4-3 승리를 선호한다"라고 밝혔다.
벤투 감독의 '능동적인 축구'를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벤투 전임 감독은 외부에서 지켜봤을 때 정말 대단한 일을 이뤄냈다. 팀과 선수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을 구축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더 나눠볼 예정이다. 이전의 스타일을 지속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거부감은 없다"라며 주도적인 축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벤투 감독과 함께했던 마이클 김(김영민) 코치도 코치진 명단에 포함시켰다. 뮐러 위원장의 설명과는 반대되는 말이다. 과연 KFA가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 철학과 방향성에 관해 진지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 맞는지 의문스럽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월드컵 무대에서 2골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해서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한계는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2골 이상을 기록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단기 목표로 오는 2024년 1월 열릴 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이야기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는 오는 24일 국민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새롭게 출항하는 '클린스만호'는 24일 콜롬비아, 28일 우루과이를 차례로 상대한다. 첫 소집 명단은 카타르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 위주로 꾸릴 예정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