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정식 리그가 출범한 이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어느새 6년차를 맞았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몇년 간 리그 형식 변화, 중계 시스템의 발전 등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e스포츠 생태계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빠른 온라인 전환 및 안전을 위한 ‘버블’ 형태의 현장 개최로 성공적인 시즌을 치렀다.
2023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크래프톤은 ‘글로벌 파트너 팀’ 프로그램 도입, 권역별 대회의 시스템 변경 등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변화를 도모하며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크래프톤이 이같은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단연 리그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리그-팀 간 상생이다.
지난 3일 서울 역삼 크래프톤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우진 크래프톤 한국 e스포츠 팀장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그간 크래프톤이 안고 있던 고민을 속시원히 털어놓았다. 김우진 팀장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지속성을 위해 “기존 수익 외에 다른 모델을 발굴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파트너 팀’ 도입은 이에 대한 연장선이다. 프로팀들과 함께 방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권역별 대회 개편 이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 집중 위해
2023년부터 크래프톤은 온라인 대회 ‘펍지 콘티넨탈 시리즈(PCS)’를 폐지하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단됐던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를 부활시켰다. PCS 대신 PGS를 다시 개최한 이유는 단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김우진 팀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륙, 지역을 기준으로 묶어 2년 동안 온라인 대회를 진행했다”며 “이제 오프라인 대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우진 팀장은 “글로벌 대회 구조는 PGC, PNC 및 2회의 PGS까지 총 연 4회 오프라인 대회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 사이 각 지역별 대회가 배치된다”며 “이제 아시아로 묶지 않고, 각 국가별 베이스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팀이 글로벌 대회에 진출해, 다시 글로벌 경쟁을 하는 구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 업계 혹한기’ 전망, 크래프톤 리그-팀 상생으로 돌파
크래프톤은 2023년부터 ‘글로벌 파트너 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김우진 팀장은 “운영 지속성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구단이 많았다”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대회 개최에 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제시다. 이러한 부분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파트너 팀 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크래프톤은 3가지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구단의 운영 안정성-건정성, 팬덤, 히스토리다. 크래프톤은 종합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팀을 파트너 팀으로 뽑았다. 김우진 팀장은 “3가지 지표를 거의 동등한 비중으로 봤다. 지금 뽑힌 8개 팀이 모든 지표에서 어느정도 조건을 충족했다. 국가별, 지역별 배정 기준은 없었다. 제로 베이스에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새롭게 제시한 비즈니스 모델인 ‘글로벌 파트너 팀’은 향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우진 팀장은 “최근 들어 세계 경제가 불황을 겪으면서 여파가 e스포츠에도 미치고 있다. 종목사에 더해 프로게임단도 힘들어하고 있다. 프로덕션 팀도 수익이 줄어든 상황이다”며 “계속 성장한 파이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파트너 팀’은 게임단의 IP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발생시키는 모델이다. 전세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팬덤 문화가 어느정도 성숙하게 자리잡은 만큼 ‘팀 브랜디드 아이템’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파트너 팀’은 전세계 e스포츠의 관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합법 베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우진 팀장은 “팬들이 직접 참여하며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되는 것을 찾고 있다. 시범적으로 올해 ‘판타지 리그’를 개최 중이다”며 “‘판타지 리그’가 어느정도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합법 베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와 연결된 수익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산업 성장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과 함께할 파트너 팀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우진 팀장은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상반기 PGS1, 하반기 PGS2 각각 4개 팀으로 나눠 아이템을 출시할 계획이다”며 “판매 추이 및 현재 선정된 8개 팀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확장하려고 한다. 무조건 늘리겠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궁극적으로는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 행사 최우선 고려… 전용 경기장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준비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접어 들면서 전세계 e스포츠 경기는 온라인 개최 대신 오프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크래프톤도 오프라인 개최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김우진 팀장은 “향후 오프라인 대회 개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스타’ 같은 대형 오프라인 행사에 최우선적으로 e스포츠 이벤트를 여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알렸다.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발로란트’ 등 주요 종목의 지방 개최를 시도하면서 e스포츠에도 ‘지역 상생’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크래프톤도 ‘지역 상생’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우진 팀장은 “장기적으로 지자체와 상생하며 지역의 e스포츠 산업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며 “실제로 올해 대전시에서 좋은 제안 받았다. 이에 연간 PMPS 2023 파이널 스테이지를 대전 e스포츠 경기장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2024년 상반기 국내에 상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직 계획, 구상 단계이지만 크래프톤의 목표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김우진 팀장은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e스포츠 경기장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며 “경기가 없을 때는 공연, 방송, 행사 등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구상하고 있다. 아직 시기와 장소가 미정이고, 계획과 구상 정도만 진행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