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거부감은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9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주도적인 축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에 끊임없이 자신만의 색을 대표팀에 주입하려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선수 발탁 문제부터 특유의 패스로 풀어나가는 전술까지 전문가, 팬들 중 일부는 ‘이게 월드컵에서도 통하겠느냐’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표했다.
실제로 우리는 아시아 2차 예선,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비교적 약팀을 만나 상대했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같은 강호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 점유를 통한 '주도적인' 축구가 월드컵에서도 통할까?"라는 물음표가 따라다닌 벤투호였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은 자신만의 철학을 고집했고 16강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지난달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떠난 이후 앞을 내다보며 미래를 생각하고 싶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더 많은 골 찬스와 더 많은 득점"이라며 "더 단순히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전을 생각해보면 역습으로 득점했다. 쉽고 단순하고 빠른 득점을 더 기대할 수 있다"라며 한국이 더 단순하게 득점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벤투 감독의 주도하는 축구 대신 역습 축구를 이야기한 것.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클린스만은 "벤투 전임 감독은 외부에서 지켜봤을 때 정말 대단한 일을 이뤄냈다"라고 칭찬한 뒤 "팀과 선수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을 구축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더 나눠볼 예정이다. 이전의 스타일을 지속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거부감은 없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 공격수 출신이다. 공격을 선호한다. 1-0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4-3 승리를 선호한다. 감독으로서 맞춰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지켜보고 접근하려 한다. (대표팀 감독은) 배우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전술을 가져오려 한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빠르게 자리 잡아야 한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2골보다 많은 골을 넣은 적이 없다. 또한 실점을 내준 뒤 승리한 경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1-0 무실점 승리보다 4-3 다득점 승리를 선호한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1994 미국 월드컵을 이야기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수로 출전해 한국을 상대로 멀티 골을 기록, 독일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클린스만은 "1994 미국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당시에는 한국이 이 한계(2골 이상 득점)를 깨지 못해 다행이다. 하지만 이런 한계는 충분히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2골 이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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