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슈틸리케는 아니길…’ 드디어 등장한 클린스만, 논란 잠재울까 [서정환의 사자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03.09 05: 07

취임도 하기 전에 논란 투성이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과연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2월 27일 클린스만 감독 선임소식을 발표했다. 클린스만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한국대표팀을 이끈다. 8일 새벽 입국한 클린스만은 9일 오후 파주NFC에서 취임식 겸 공식기자회견을 갖는다.
클린스만은 취임도 하기 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원했다는 그가 과연 한국축구 곳곳을 누비며 ‘제2의 박지성’을 발굴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클린스만이 같은 독일출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실패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실제로 슈틸리케와 클린스만은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  

독일 스타플레이어 출신 韓대표팀 사령탑
화려한 선수경력은 나무랄 데가 없다. 현역시절 클린스만은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격수였다. 1987-88시즌 슈투트가르트에서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다. 1994-95시즌 토트넘에서 21골을 넣으며 발롱도르 2위, FIFA 올해의 선수 3위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우승도 차지했다.
독일대표팀에서도 A매치 108경기서 47골을 넣은 부동의 공격수였다. 그는 독일대표팀의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과 유로 96 우승에 힘을 보태며 선수경력에 정점을 찍었다. 한국팬들에게는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홍명보의 한국을 만나 멀티골을 폭발시킨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슈틸리케도 현역시절은 만만치 않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독일대표팀에서 8년간 주전으로 활약하며 프란츠 베켄바워의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그는 분데스리가 3회 우승과 UEFA컵 2회 우승, 4년 연속 라리가 최고외국선수 등 당대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선수명성에 한참 못 미치는 지도자 경력
스타선수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슈틸리케와 클린스만을 보면 그렇다. 슈틸리케는 스위스대표팀, 스위스 1부팀 뇌샤텔 크사막스, 독일 2부팀 발트호프 만하임 등을 이끌었지만 다 실패했다. 독일 유스팀을 거친 그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스위스, 카타르 리그 등 다양한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딱히 성공했다고 볼 팀은 없었다.
2017년 한국대표팀에서 경질된 슈틸리케는 이후 중국프로리그 텐진을 맡았다. 텐진을 강등위기서 구한 슈틸리케는 나름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2020년 역시 경질됐다. 이후 슈틸리케는 지도자 생활을 접었다.
클린스만은 2004년 독일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으로 불구 연임에 실패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는 잘하지만 세밀한 전술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독일대표팀 시절에는 요하임 뢰브 코치에게 전술적으로 크게 의존했다는 설이 있다.
클린스만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대표팀을 이끌었다. 클린스만은 2020년 헤르타 베를린에서 해임된 후 3년간 공백이 길었다. 한국대표팀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있다.
‘전술無 소통無’ 논란의 연속
슈틸리케는 대표팀 재임시절 K리거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폼이 한창 좋은 K리거를 제외했다.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못한 유럽파와 중국파를 중용한 결과 ‘창사 참사’를 얻었다. 슈틸리케는 2016년 3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국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축구 역사상 중국 원정경기 패배는 슈틸리케가 처음이었다.
클린스만 역시 논란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 필립 람은 은퇴 후 자서전을 통해 “우리는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훈련만 했다. 전술훈련은 거의 없었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따로 모여서 어떻게 뛰어야 할지 의논해야 했다. 모든 선수들은 클린스만 밑에서 8주간 훈련한 뒤 ‘더 이상 발전이 없겠다’는 것을 알았다. 나머지 훈련기간에 발전은 전혀 없었고 부상만 생겼다”고 폭로했다.
한국대표팀에는 세계적인 스타선수가 많이 없다. 확고한 축구철학을 바탕으로 세세하게 전술을 지시하고 탄탄한 훈련시스템을 이어갈 감독이 필요하다. 클린스만이 과연 한국축구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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