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 이다. 그와 비슷하게 밴픽의 완성은 미드라고 할 수 있다.”
촌철살인의 멘트로 좌중응 휘어잡는 김대호 광동 감독이 또 하나의 어룩을 추가했다. 약팀과 강팀의 경계 또는 차이를 구분 짓는 표현인 체급차이에 대한 질문에 감 감독은 자신의 지도철학을 밝히면서 밴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광동은 8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농심과 2라운드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태윤’ 김태윤과 ‘불독’ 이태영이 접전의 짜릿한 승리를 일궈내는데 일조했다.
이 승리로 이번 시즌 첫 번째 연승에 성공한 광동은 시즌 4승(11패 득실 -11)째를 올리면서 7위 브리온(4승 10패 득실 -11)과 격차를 반 경기 차이까지 좁혔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대호 감독은 “2승 1패, 경기 내용도 비등했다. 농심이 실력이 부족한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연승을 해서 해서 굉장히 기쁘다. 오늘 경기서도 배운게 있는 날이었다”며 환한 얼굴로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시즌 초반부터 자주 ‘나중에 우리를 만나는 팀들은 힘들 것’이라는 말로 발전 속도에 자신감을 표현했던 김대호 감독은 예전 발언의 의미를 다시 묻자 “예전 발언은 내가 잡는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방향성이라는 게 중요하다. 빨리 가는 것보다 방향을 정확하게 잡는게 중요하다. 특정하게 피드백, 스팀팩 같이 즉약 처방을 해 일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기도 하지만, 그러면 방향성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일관성 있게 근거를 제시하면 결국 한층 나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다른 팀들도 발전하지만, 우리는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웃었다.
덧붙여 그는 “하지만 생각처럼 흘러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서머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팀의 발전이 달라질 것 같다. 나 스스로를 확인하는 시험대도 될 것 같다. 잘만 된다면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점을 허용했던 2세트를 상황을 묻자 김대호 감독은 “우리가 연습한 관점에서는 이겼던 밴픽”이라고 아쉬워했다.
김대호 감독은 자신의 밴픽 철학을 피력하면서 2세트 유리하게 초반 구도를 만든 탈리야의 실수가 승부의 흐름을 흔드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밴픽이 ‘졌다’ ‘이겼다’를 확실하게 구분짓는 편이다. 2세트의 경우 밴픽이 종료됐을 때 ‘밴픽을 완전히 이겼다’라고 판단했다. 상대가 자야-라칸을 선택했는데, 우리는 제이스가 업을 하면서 처리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패선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 밴픽의 완성은 미드라고 할 수 있다. 미드가 잘 하면 진 밴픽도 보통의 밴픽이 된다. 보통의 밴픽은 이긴 밴픽이 된다. 이긴 밴픽은 시작부터 끝내버리는 상황이 된다. 여기서 미드가 지면 전혀 다른 상황의 양상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정말 많은 조건이 있었는데 (이)태영 선수가 지켜주지 못했다. 라인전 자체를 예쁘게 끝내고, 솔로킬까지 가져가서 빌드업이 유리했던 상황에서 완전히 프로게이머로 그렇게 하면 안되는 수준의 플레이가 나왔다.”
김대호 감독은 “KT 젠지가 요즘 잘해서 힘들 수 있지만, 남은 세 경기를 다 잡고 싶다”고 남은 경기 각오를 전하면서 “탑과 원딜이 요즘 든든해졌다. 체급이 올라간 느낌도 든다. 컨디션과 폼만 괜찮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