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첫 단추는 잘 꿴것 같아요.”
그의 현역 시절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파상공세는 여전히 일품이었다. 군 전역 이후 세 번째로 나선 ASL에서 24강으로 그는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사실상 본선이라고 할 수 있는 16강행 티켓을 거머쥔 이제동은 옅은 미소와 함께 다시 각오를 다졌다.
이제동은 5일 오후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ASL 시즌15' 24강 D조 경기서 승자전 패배 이후 최종전서 정민기를 초반에 빠르게 공략하면서 16강행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D조에서는 승자전서 이제동을 누른 장윤철과 이제동, 2명이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이제동의 노련하고 감각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첫 상대 김윤중과 경기부터 초반부터 상대를 흔들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압권은 상대방 주력 병력의 진군을 두 기의 럴커 에그로 가로막고, 자신은 김윤중의 소중한 자원줄을 럴커로 공략했다. 럴커가 잡은 일꾼의 숫자는 무려 28기. 사실상 2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순간이었다.
승자전서도 초반 주도권을 쥔 폭풍 공세에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장윤철의 철통같은 방어에 막히면서 최종전으로 밀려났다.
최종전 역시 폭군 스타일이 다시 드러났다. 빠른 스포닝풀로 공격적인 전술로 가닥을 잡은 그는 곧장 결정타를 날리면서 본선 16강 진출의 확정했다.
경기 후 OSEN을 만난 이제동은 “이번 ASL이 전역하고 세 번째 참가한 대회인데 16강에 올라가 기쁘다. 사실 전역 이후 그동안 ASL에서 계속 아쉬움이 있었다. 전역 이후 첫 시즌은 기량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대회는 코로나 이슈로 인해 온라인으로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면서 “이번에는 오프라인 대회로 진행되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해서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행히 16강을 올라가 첫 단추는 잘 꿴 것 같다. 그래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16강 진출 소감을 전했다.
유리하게 초중반을 이끌었지만, 승자전을 패배한 것에 대해 그는 “아쉬웠다. 아쉽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번에 결국 올라갔기 때문에 승자전이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부담감이 더 클 16강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덧붙여 그는 “그리고 또 느낀점이 이번에 24강을 준비하면서, 경기도 대회를 준비했던 과정까지 모든 것들이 즐겁고 행복했다. 오프라인 현장 팬 분들 앞에서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너무 좋았다. 예전 현역 시절의 기량이 아닐지라도 대회에 나올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많이 참가해 이런 행복을 느끼고 싶다”고 현장을 찾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16강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이제동은 “16강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시드권을 가진 선수. 잘하는 선수들 밖에 없다. 어딜가나 쉽지 않을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 하나 더 좋은 점은 단판제가 아닌 다전제로 플레이 한다. 단판제가 더 긴장이 많이 된다. 상대 빌드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전제는 더 자신있게 임할 수 있다. 어느 종족전을 만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전을 약속했다.
끝으로 이제동은 “앞서 이야기한적이 있는데, 항상 경기에 나설 때는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 물론 시간이 흘러 예전같은 완벽한 경기를 하기 어렵더라도 팬 분들의 응원을 잊지 않고,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하시는게 자랑스럽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