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 나스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니폼을 계속 입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지난 6일(한국시간)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 가진 리버풀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서 0-7로 참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4연승 포함 최근 11경기 무패 행진(9승 2무)을 멈춰야 했다. 불과 일주일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2-0으로 물리치고 리그컵(EFL컵) 우승을 차지하며 과거 영광을 떠올렸던 맨유였다.
하지만 맨유는 이날 패배로 128년 전인 1895년 10월 12일 리버풀에 1-7로 당했던 악몽을 소환시켰다. 아예 당시 기록을 넘어 리버풀전 최다 실점, 최다 점수차 패배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일부 팬들은 거액을 받고 유럽을 떠나 사우디 아라비아로 떠난 호날두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호날두가 계속 맨유에 있었다면 경기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여기에는 호날두가 맨유와 결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인터뷰를 진행했던 방송인 피어스 모건도 포함됐다. 호날두의 등번호가 '7'이란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호날두는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하면서 출전 시간이 점점 줄었다. 그러면서 불만스런 행동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지 언론들은 호날두가 팀 동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호날두는 모건과 인터뷰에서 텐 하흐 감독은 물론 클럽 수뇌부를 저격하는 발언, 논란이 됐다. 결국 맨유와 결별을 택한 호날두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후 알 나스르로 이적했다. 호날두는 2025년까지 2년 반 동안 연봉 총액 5억 유로(약 6958억 원)를 받기로 했다.
과거 맨유 동료 루이 사하(45) 역시 호날두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는 것 같다. 사하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맨유에서 뛰었다. 당시 박지성과도 함께했던 만큼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사하는 베팅 업체 '컴페어 벳'과 인터뷰에서 "호날두가 떠난 것은 맨유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했고 텐 하흐 감독에게 10개의 빈 페이지를 제공했다. 이는 텐 하흐 감독이 클럽에 위닝 멘탈리티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클럽의 사고방식이 개선됐다. 그러니 호날두가 최전방에 있었다면 맨유가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물론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맨유가 리버풀에 0-7로 패한 것을 보면 호날두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하는 "호날두의 유산과 맨유에서의 기록을 보면 호날두가 떠난 후 맨유의 극적인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 도착했을 때 대처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고 잘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호날두 때문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마음가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올바른 의사소통, 적절한 수준의 존중,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여전히 주변 선수들에게 끼친 영향으로 맨유의 부활에 기여했다"면서 "그는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선수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줬다. 이는 이번 시즌 맨유의 발전에 큰 요인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