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굴욕을 안겨준 리버풀을 응원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졌다.
영국 '더 선'은 7일(한국시간) "맨유는 만약 토트넘이 4위권 밖으로 밀려난다면, 그들이 올해 여름에 해리 케인(30, 토트넘)을 데려올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맨유 수뇌부는 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하지 못하면, 케인의 몸값이 1억 파운드(약 1562억 원) 밑으로 내려가리라 예상한다"라며 "맨유는 제3자를 통해 케인 측과 접촉했고, 긍정적인 답변에 힘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268골)인 케인은 토트넘과 2024년 6월까지 계약돼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 기간은 단 1년밖에 남지 않지만, 여전히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케인으로서도 고민이 깊을 법하다. 1993년생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오는 여름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그는 지난 2021년 여름에도 우승 트로피를 위해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추진했지만, 1억 파운드 제안을 거절한 토트넘의 결사반대에 가로막힌 바 있다.
게다가 토트넘의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다. 토트넘(승점 45)은 직전 경기 울버햄튼에 패하며 한 경기 덜 치른 리버풀(승점 42)과 두 경기 덜 치른 뉴캐슬(승점 41)에 4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여기서 더 미끄러지면 4위까지 주어지는 UCL 진출 티켓까지 놓치게 된다.
명가 재건에 나선 맨유도 이 점을 노리고 있다. 매체는 "맨유는 케인과 접촉한 뒤 그의 놀라운 이적을 자신했다. 비록 맨유가 리버풀에 0-7로 패하긴 했지만, 케인이 토트넘보다 맨유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토트넘이 UCL에 나가지 못하면 맨유는 더 낮은 이적료로 그를 영입할 수 있게 된다"라고 전했다.
맨유로서는 '라이벌' 리버풀을 응원해야 하는 셈이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리버풀이 토트넘을 끌어내려 줘야만, 케인을 데려올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맨유가 잠시 자존심을 내려놓고 라이벌의 승리를 바라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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