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알렉스 퍼거슨(82)은 ‘위대한 감독’이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U)를 27시즌(1986-1987~2012-2013) 동안 흔들림 없이 이끌면서 ‘절대 왕조’를 구축한 명장이다.
리그 우승 13회를 비롯해 UEFA 챔피언스리그(UCL) 2회와 FA컵 5회 등 숱한 등정 신화를 창출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평정은 물론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 마당을 휩쓴 ‘감독 중의 감독’이다. ‘퍼거슨과 아이들’은 MU 145년 역사상 으뜸의 전성시대를 열고 눈부신 영광을 누렸다.
오죽하면 ‘Sir Alex(알렉스 경)’일까. 1999년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EPL, UCL, FA컵)을 이루고 기사 작위를 서임받았을 정도다.
그렇다면 다음 명제는 참일까?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감독은 퍼거슨이다.”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는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6일(현지 일자), IFFHS는 역대 세계 최고 감독 50걸을 발표하면서 퍼거슨 감독을 가장 윗자리에 올려놓았다. IFFHS는 “지난 27년간(1996~2022년: 이하 햇수 기준)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알렉스 경이 역대 세계 최고 지도자(Sovereign Leader)”라고 밝혔다.
‘스페셜 원’ 모리뉴도 ‘Sir’ 알렉스 앞에서 고개 숙이다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는가 아니면 프로팀을 이끄는가에 따라, 역량이 돋보일 수도 묻힐 수도 있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명성을 떨치는 감독이 있는가 하면, 프로팀을 이끌고 성가를 드높이는 사령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양쪽 모두에서 지닌 역량을 다 발휘하는 감독도 있다.
이 맥락에서, IFFHS는 공평한 시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취했다. 먼저 1996년부터 2022년까지 두 개의 카테고리(국가대표팀, 프로팀)별로 감독 20걸(1~20위)을 뽑았다. 그다음에, 가중치를 둔 점수를 매겼다. 곧, 1위 20점부터 20위 1점까지 순위별 점수를 차등화해 부여했다. 이때 해당 연도 부문별 20위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점수를 전혀 받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두 부문 점수를 합쳐 최종 순위를 가렸다. “역대 세계 최고 감독 순위를 결정하는 공평한 방법을 고안했다”라고 IFFHS가 자부할 만한, 절차를 통한 선정이었다.
이 방식에 따른 역대 세계 으뜸 사령탑은 퍼거슨 감독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스페셜 원’이라고 자칭하는 모리뉴 AS 감독을 제치고 ‘지존’으로 등극했다. 257점을 받아 242점의 모리뉴 감독을 15점 차로 따돌렸다(표 참조).
3위는 ‘우승 제조기’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었다. 221점으로,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211점)을 10점 차로 물리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라리가 3연패(바르셀로나), 독일 분데스리가(바이에른 뮌헨) 3연패, EPL 3회 등 유럽 빅리그 통산 9회 우승의 위업을 이룬 바 있다.
5위는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더욱 빛났던 요아힘 뢰프 감독(200점)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뢰프 감독은 독일 국가대표팀을 정상으로 이끈 바 있다.
이 시대 최고 명장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예상을 깨고 6위(189점)에 머물렀다. EPL(첼시), 라리가(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 A(AC 밀란), 분데스리가(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리그 1(파리 생제르맹) 각 1회씩 유럽 5대 리그를 석권한 사령탑 치곤 뜻밖의 결과였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범은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 우리네 속담처럼,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10년이 된 퍼거슨 감독이건만, 여전히 그의 위업과 명성은 빛나고 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