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서로 소속팀을 맞바꾼 김단비(33, 우리은행)와 김소니아(30, 신한은행)가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으로 가기 위한 길목에서 만난다. 냉정히 정규리그 우승-MVP(최우수선수)를 거머쥐며 좋은 기세를 등에 업은 김단비에게 무게가 기울지만 그는 일단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여자프로연맹(WKBL)은 6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선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정규리그에서 1~4위를 차지한 팀이 한 데 모였다. 1위 우리은행(위성우 감독, 김단비-박지현), 2위 BNK 썸(박정은 감독, 안혜지-이소희), 3위 삼성생명(임근배 감독, 배혜윤-강유림), 4위 신한은행(구나단 감독, 이경은-김소니아)이 참석했다.
‘정규리그 MVP’ 김단비는 2013-2014시즌 이후 9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도전한다.
2007년부터 신한은행에서 뛰었던 김단비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계약 기간 4년에 연봉 총액 4억 5000만 원의 규모로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신한은행에서 김단비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그는 457경기 출전, 12.6득점, 5.5리바운드, 3.5어시스트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김단비를 품은 우리은행에 적수는 없었다. 25승 5패를 기록, 2위 부산 BNK 썸(17승 13패)을 무려 8경기 차이로 제치로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팀 통산 14번째 우승.
이날 미디어데이 직전 같은 장소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이 열렸다. 김단비가 MVP를 수상했다. 2007년 데뷔 이래 커리어 사상 첫 MVP로 선정된 것.
정규리그 30경기에 모두 나선 김단비는 평균 31분55초를 뛰며 17.2점 8.8라바운드 6.1어시스트의 성적을 남겼다. 1.5스틸, 1.3블록슛도 곁들이며 다방면에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1,2,4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3,5라운드 MVP는 신한은행의 김소니아.
김단비가 우리은행으로 이적할 때 보상 선수로 지목돼 신한은행으로 향한 김소니아가 정규리그 MVP 강력한 경쟁자였지만 ‘우승 프리미엄’이 붙은 김단비가 웃었다.
김소니아는 2012년부터 이번에 보상 선수로 지목되기 전까지 신한은행에서 활약했다. 통산 129경기에 나서 11.1득점, 7.5리바운드, 2.3어시스트 기록을 남겼다.
오는 11일 막을 올리는 플레이오프에서 공교롭게도 김단비와 김소니아는 서로를 상대한다. 오후 5시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3전 2선승제)을 치른다. 정규리그 1위와 4위의 맞대결이다.
김단비는 ‘전소속팀’ 신한은행과 맞대결을 앞두고 “사실 어떤 팀과 싸워도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타입이라 긴장을 많이 할 것 같다. 딱히 신한은행과 경기라서가 아니다. 그리고 오히려 신한은행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있다”며 “어느 팀과 맞붙어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신한은행에 특별한 감정이 없다고 할 순 없다. 올 시즌 같은 경우는 더 특별하지 않을까. 하지만 항상 좋은 경기 해야 한다는 것은 똑같다. 김단비 선수가 오면서 신한은행과 대결하게 됐는데 김단비의 부담감을 조금 덜어주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소니아는 "긴장되지만 최선 다하고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몸싸움이 심할 거 같은데) 사실 언니(김단비)가 저보다 힘이 센 거 같다. 그래도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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