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에서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김단비라는 선수가 존재한다는 걸 잊지 않겠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연맹(WKBL)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주인공' 김단비(우리은행, 33)가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WKBL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2층 크랜드볼룸에서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을 개최했다.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6개 구단 전 선수단이 참여해 시상식을 빛냈다.
정규리그 시상식은 득점상, 리바운드상 등 통계에 의한 부문과 베스트5, 정규리그 MVP 등 투표에 의한 부문으로 이분화 돼 시상됐다.
‘초미의 관심사’ 정규리그 MVP는 김단비에게 돌아갔다. 부상으로 500만 원이 주어졌다.
2007년부터 직전 시즌까지 신한은행에서 뛴 김단비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계약 기간 4년에 연봉 총액 4억 5000만 원의 규모로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김단비를 품은 우리은행에 적수는 없었다. 25승 5패를 기록, 2위 부산 BNK 썸(17승 13패)을 무려 8경기 차이로 제치로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팀 통산 14번째 우승.
정규리그 30경기에 모두 나선 김단비는 평균 31분55초를 뛰며 17.2점 8.8라바운드 6.1어시스트의 성적을 남겼다. 1.5스틸, 1.3블록슛도 곁들이며 다방면에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1,2,4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3,5라운드 MVP는 신한은행의 김소니아.
김단비가 우리은행으로 이적할 때 보상 선수로 지목돼 신한은행으로 향한 김소니아가 정규리그 MVP 강력한 경쟁자였지만 ‘우승 프리미엄’이 붙은 김단비가 웃었다.
커리어 첫 정규리그 MVP에 오른 김단비다. 그는 베스트5 6회, 우수수비선수상 1회를 수상했지만 유독 이 상과는 그동안 거리가 멀었다. 플레이오프-올스타게임 MVP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올 시즌은 달랐다. 2007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를 가장 빛낸 선수로 선정됐다.
이날 김단비는 블록상, 우수수비선수상, 맑은기술 윤덕수상, 베스트5 포워드, MVP 5관왕에 올랐다. 개인 상금 총액은 1,100만 원이다.
데뷔 16년 만에 드디어 MVP를 수상한 김단비는 "이 상을 받기까지 오래 걸렸다. 기쁘다"고 운을 뗀 뒤 "다들 안 믿겠지만 16년 전에 슛도 제대로 못 쏘고 수비가 뭔지도 몰랐다. 한 팀 에어스로 만들어준 위성우 감독님께 감사의 말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 힘든 훈련을 견뎌낸 저도 대단하다. 이제는 대단하다고 해주셨으면(웃음). 그땐 힘들어서 몰랐는데 감독님 가르침 덕분에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위성우 코치님을 만나게 된 건 저에겐 큰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응원해 준 팬분들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신한은행에서 한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김단비라는 선수가 존재한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뭉클한 말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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