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성(21, 광주FC)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빠지자마자 광주는 선제골을 내줬고, 결국 패했다. 큰 깨달음과 배움을 얻었을 엄지성이다.
광주는 5일 오후 4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홈개막전이자 2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0-2로 패했다. 2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1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왼쪽 측면 공격수’ 엄지성은 경고를 하나 안고 있던 후반 중반 거친 태클을 범하면서 퇴장당하고 말았다.
전반전 저돌적인 돌파에 이어 문전 침착성까지 자랑하며 존재감을 뽐냈던 엄지성은 광주에 홈 개막전 승리를 선물하고자 했지만 가장 좋지 못한 방식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엄지성이 퇴장당한 상황은 이러했다. 0-0이던 후반 10분 그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패스를 건네받으려던 서울 수비수 김진야에게 깊은 태클을 걸었다. 공이 빠진 상황에서 김진야의 오른발 발목 쪽을 걸고넘어졌다.
이를 본 주심은 곧바로 경고 카드를 꺼냈다. 1분 전 반칙으로 경고 한 장을 안고 있던 엄지성에게 퇴장을 알리는 신호였다.
엄지성은 광주 공격의 ‘핵심’이다. 1라운드 수원 삼성과 K리그1 개막전(광주 1-0 승)에서 공격에 활력을 넣었던 선수가 바로 엄지성이다. 또 올림픽 대표팀 황선홍 감독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눈여겨본 선수 4명 중 한 명이 바로 엄지성이다.
이날 전반전 때 엄지성이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그의 후반전 퇴장은 광주에 더욱 뼈아팠다.
엄지성은 한 차례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9분경 엄지성은 중앙선 앞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공격적인 돌파로 어느새 서울 문전까지 도달했다. 수비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옆에 있던 서울 선수 2명까지 따돌리고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엄지성이 문전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광주의 산드로가 서울 수비수 김주성을 강하게 밀친 것이 포착돼 비디오 판독 끝에 엄지성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돌파와 특히 문전 침착성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그런 엄지성이 퇴장당하자 광주는 당황했다. 이는 서울엔 기회였고, 퇴장 3분 만에 서울은 결승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임상협의 크로스를 오스마르가 헤더골로 연결했다.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박동진의 추가골로 광주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냉정히 경고 하나를 안고 있던 엄지성은 조심성 있게 플레이했어야 했다. 그러나 불필요한 태클로 본인, 그리고 팀에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전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을 엄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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