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불모지’로 불렸던 청주가 축구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충북청주FC는 4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하나원큐 K리그2 2023 2라운드’에서 김천상무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가졌다. 이날 7035명이 입장해 올 시즌 K2 최다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충북청주는 비록 0-2로 패했지만 국가대표 다수가 뛰는 김천상무를 상대로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피터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유독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청주 시민들도 마지막까지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는 등 고향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충청북도 도청소재지 청주는 프로축구와 인연이 없었다. 프로야구 한화가 제2연고지로 청주에서 매년 경기를 개최하지만, 프로스포츠에 대한 갈증이 심한 지역이다. 프로농구 SK가 1997년 청주를 연고로 창단했지만 2001년 서울로 떠나며 청주를 버렸다.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KB스타즈가 청주를 연고로 한 유일한 프로구단이었다. 청주는 물론이고 충청북도 전체에서 프로경기를 보기는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창단된 충북청주는 충북도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충북청주가 창단 첫 경기서 서울 이랜드FC를 3-2로 제압하면서 기대감이 증폭된 상황이다. 홈 개막전 두 시간 전부터 청주종합경기장 주변은 팬들로 북적거렸다. 예매표만 2500장이 팔렸고, 추운 날씨에도 입장권을 현장에서 구매하려는 팬들도 많았다.
사람들이 모이자 장사까지 잘됐다. 경기장 주변에서 치킨 등 먹거리를 사기 위한 줄도 길었다. 구단 용품판매점에서는 일부 상품이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지역상권이 살아나면서 상인들도 쾌재를 불렀다.
충북청주 선수들은 첫 홈경기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뒤 관중석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창단 첫 홈경기서 이기지 못했다는 죄송함의 표현이었다. 팬들은 “괜찮아”를 연호하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최윤겸 충북청주 감독은 “오늘 홈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애를 써주셨다. 구단관계자들도 한달간 고생을 했다. 이겨서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게 패했다. 청주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다. 다음 경기에서는 꼭 승리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성한수 김천상무 감독 역시 “청주의 축구열기가 대단하더라.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커서 선수들도 주눅들었다. 열기가 대단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창단 첫 홈경기를 맞아 지자체에서도 프로축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하프타임에 “청주시민들 뿐만 아니라 도민들 전체가 충북청주 프로축구단에 성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