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얕보면 큰 코를 다치게 마련이었다. 녹슨전차에서 파괴전차라는 애칭을 되찾고 동부권팀들을 평정했던 한화생명이 서부권 팀들과 연전 첫 상대인 디플러스 기아와 일전에서 0-2 참패를 당했다. 2위 자리를 걸고 순위 싸움 중인 상황에서 자칫 서북부가 아닌 다시 동부로 밀려날지도 모르는 호된 패배였다.
한화생명은 4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CK 스프링 디플러스 기아와 2라운드 경기서 0-2로 패했다. 1세트 35분, 2세트 29분만에 무너진 완패였다. 이날 패배로 한화생명은 연승이 '5'에서 끊겼다. 시즌 5패(9승 득실 +6)째를 당했다. 5위 KT, 6위 리브 샌박과 승차가 반 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여기에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로 매치 14연패라는 암담한 기록도 이어지게 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최인규 한화생명 감독은 “기대를 좀 많이 해서 승리를 염두했다. 그렇지만 무기력하게 0-2로 져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며 담담하게 경기 총평을 전했다.
자신감의 근거를 질문하자 최 감독은 “우리가 연승을 하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이기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반면 디플러스는 1라운드 초반에 비해서 하락세라고 판단했다. 선수들이나 코치들이나 자신감이 많이 차 있어서 승리할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패인에 대해 최인규 감독은 “1세트 부터 이전 경기들에서 보지 못한 밴픽을 디플러스 기아에서 준비하면서 좀 꼬였다.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다가 우리가 준비한 콘셉트도 잃어버렸다. 또 플레이적으로도 경기를 제대로 된 방향성으로 풀어가기 힘든 밴픽으로 완성됐다. 인게임적으로 많이 들었다”고 1세트 패인을 분석했다.
덧붙여 그는 “앞선 4경기서 우리는 상대에게 별다른 변수를 못 느꼈다. 이전 경기들은 상대가 우리가 염두하던 방식의 경기를 하면서 우리의 생각대로 경기를 풀었다. 그런데 서부권 팀들은 확실히 챔피언 폭도 넓고, 또 할 수 있다는 플레이도 많다는 걸 다시 인식했다. 결국 우리의 준비가 미약했었다. 이제 다음 경기 부터는 이번 패배를 거울삼아 더 잘 준비해서 나오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최 감독은 “오늘 경기 패배했지만, 나머지 서부권 네 경기 이기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